생성형 AI로 실시간 대화
위·변조 신분증도 걸러내

서울시내 은행 ATM기의 모습. (출처: 뉴시스)
서울시내 은행 ATM기의 모습.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은행권이 인공지능(AI) 기술을 금융 서비스에 속속 도입하고 있다. 은행권은 실시간 금융 상담과 질의 응답이 가능한 대화형 AI 서비스를 출시하는 한편, 가짜 신분증을 걸러내 대포통장 개설 및 명의도용 대출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초부터 가상의 은행원과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상담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은행들은 실시간 금융 상담이 가능한 대화형 AI 서비스를 출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은행권은 과거에는 단순한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챗봇과 주고받거나 음성 명령을 자주 묻는 질문(FAQ)으로 처리하는 정도였다면, 친구와 대화하듯 상호 작용이 가능한 기술 수준을 목표로 삼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앞서 키오스크 형태로 선보인 AI 금융 비서 ‘꿀비서’를 모바일에 탑재하기 위한 내부에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공식 출시 전 일반 고객에게도 베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신한금융그룹은 계열사인 신한AI에서 담당했던 생성형 AI 서비스를 각 그룹사로 옮기기로 했다. 신한AI는 지난 8월 생성형 AI 기술과 금융 데이터 분석을 결합한 서비스인 ‘모물(모르면 물어보세요)’ 데모 버전을 공개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고객 상담 서비스 ‘AI 뱅커’를 출시하기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이달 중 구축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또 내년 3월 은행의 기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우리WON뱅킹’에 이 서비스를 탑재해 예·적금 상품 상담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해당 서비스는 영업점 수준의 상담을 목표로 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외부 정보기술(IT) 업체들과 내부 직원용 지식 챗봇에 생성형 AI를 도입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생성형 AI 활용도 염두에 두고 있다. 또 하나금융은 고객의 개인정보 유출과 악용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생성형 AI 활용도 추진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가짜 신분증을 걸러낼 AI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은 최근 신분증 이미지 인식 시스템에 AI를 도입했다. 고객들이 비대면 계좌 개설 과정에서 찍은 사진이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는 최근 일부 사기꾼들이 비대면 계좌 개설 과정에서 타인의 신분증을 촬영해 인쇄하거나 컴퓨터, 모바일 화면에 띄운 신분증 이미지로 인증을 통과하는 사례가 나타난 데 영향을 받았다.

이에 인터넷은행들은 AI 기술을 통해 신분증 원본의 특유 재질과 사본 재질의 차이점을 구분하도록 하고, 그 외 요소들을 스스로 학습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터넷은행들은 삼중 검증 체계, 검수 우선순위 선정 등 보안성 강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케이뱅크의 경우 인터넷 은행 3사 중 가장 최근 시스템을 도입해 빠른 인식 속도와 100%에 가까운 문자 정보 인식률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AI와 직원, 이중 검증 체계를 통해 AI가 신분증의 위·변조 여부를 판단하는 검증 망을 추가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5월부터 준비를 시작해 지난 2월부터 AI 기반 실시간 신분증 이상 탐지 시스템을 도입했다. 개시 이후 6개월간 잡아낸 가짜 신분증은 총 600건으로 신분증 진위 판별에 94%의 정확도를 보였다.

토스뱅크는 담당 직원의 판단과 AI가 확인한 진위 결괏값이 서로 다를 경우 다시 한번 직원이 검증하는 삼중 검증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AI 기술을 활용한 신분증 원본과 사본 구분 기능을 도입했다. 카카오뱅크는 해당 기술을 지난해 9월부터 적용해 3개월간 1만 9천건, 일 평균 200건 이상의 가짜 신분증을 식별했다.

또 신분증 제출자의 거래 이력, 진위확인 상태 등을 바탕으로 부정 사용 가능성을 계산하고, 고위험 신분증을 먼저 검수하는 기술도 개발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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