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AP/뉴시스] 5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알마가지 난민촌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구덩이에 모여 생존자를 찾고 있다. 2023.11.06.
[가자지구=AP/뉴시스] 5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알마가지 난민촌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구덩이에 모여 생존자를 찾고 있다. 2023.11.06.

미국 하원에 이어 백악관이 8일 같은 민주당 소속의 라쉬다 틀라이브 하원의원에 대해 '강에서 바다까지' 슬로건을 온라인에 올린 것을 질책했다.

카린 장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이 구절은 사람 사이에 분열을 일으키고 해를 끼치는 말로 유대인 증오 언사라고 많은 사람들이 여기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번 가자 분쟁에다 이런 말을 끌어쓰는 것을 절대적으로 거부한다"고 말했다.

틀라이브 의원은 미시간주 여성 3선 의원으로 미 연방 상하원에서 유일한 팔레스타인 계다. '강에서 바다까지'는 요르단 강에서 지중해 바다까지라는 뜻으로 열혈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멸절'을 염원하고 주창할 때 열창하는 정치운동 구호다.

팔 인들은 유대인들이 고향에서 자신들을 내몰고 이스라엘을 세운 데 이어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 등 팔레스타인 영토로 국제적 인정을 받은 땅마저 점령해서 간절한 독립국가 창설의 꿈을 깨뜨렸다면서 이런 이스라엘을 '싹 쓸어버리자'는 뜻으로 '강에서 바다까지'라는 구호를 만들었다.

점령 당한 요르단강 서안 지구를 수복한 뒤 거기서부터 지중해 바다에 이르는 서쪽 지역을 팔레스타인 것으로 만들자는 말로 현재 이 지역은 예루살렘 및 텔아비브 등이 있는 이스라엘의 중추다.

언듯 시적으로 보이는 이 구호 속에는 이런 영토 수복과 점령을 위한 유대인 멸절의 '제노사이드(대량학살)' 의지가 숨어있다고 유대인들은 지적해왔다. 이 구절을 틀라이브 하원의원이 가자 전쟁 후 공식 온라인 계정에 사용한 것이다.

틀라이브 의원은 나아가 현 미 정부의 절대적 친 이스라엘 노선을 맹렬히 비난하면서 같은 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목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인 제노사이드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2024년 (대선)에 이를 기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하원은 7일 저녁 틀라이브 의원에 대한 비난 결의안을 투표에 부텨 찬성 234 대 반대 188로 통과시켰다. 같은 민주당 의원 22명이 비난에 동조했다.

결의안은 문제의 구절을 가리켜 "이스라엘 국가와 국민을 다 없애버리고 요르단강에서 지중해 바다까지 펼쳐지는 팔레스타인 국가로 바꾸자며 이를 위한 폭력을 제노사이드적으로 촉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틀라이브 의원은 "자유, 인권 그리고 평화적 공존을 염원하는 슬로건이지 결코 죽음, 파괴 혹은 증오의 그것은 아니다"고 항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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