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서울시, 빈대 제로 프로젝트
버스·숙박시설 등 방역 강화

(캡처: 인터넷 커뮤니티) ⓒ천지일보 2023.11.10.
(캡처: 인터넷 커뮤니티) ⓒ천지일보 2023.11.10.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빈대 공포증’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대구시 계명대 기숙사, 인천시 서구 사우나뿐 아니라 최근 서울 곳곳에서도 빈대가 출몰한 데 이어 택배 박스에도 빈대가 출몰했다는 루머까지 나오고 있다. 게다가 벌레 물린 곳은 빈대에 물린 것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확산하는 모양새다. 서울시는 ‘빈대 제로도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8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따르면 쿠팡의 보냉 가방에서 빈대가 발견됐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해당 글에는 빈대가 출몰했다는 물류센터 지점까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어 네티즌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글쓴이는 “쿠팡 고양 프레쉬백에서 빈대가 나왔다고 한다. 당분간 쿠팡 이용 못할 듯”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글 작성자는 “쿠팡 용인, 창원, 고양 창고에서 빈대가 발견됐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며 “특히 프레쉬백을 통해 옮겨지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했다.

댓글에는 “무조건 밖에서 택배를 열자” “무서워서 주문을 모두 취소했다” “택배 박스 출입금지” “요즘 한국 빈대로 난리”등의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쿠팡 측은 “근거 없는 헛소문”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업체 측에서 확인한 바로는 보건소에서 해당 물류센터 현장 조사까지 실시했지만 빈대가 발견되지 않았고, 빈대 의심 관련 신고 자체가 없었다는 것이다.

벌레에 물린 자국이 ‘빈대로 인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글도 온라인상에서 여럿 올라와 있다. 몇몇 맘카페에는 ‘혹시 빈대 물린 자국일까요?’ ‘아기가 빈대 물린 것 같아요’라는 제목으로 글과 사진이 함께 올라와 있다. 한 사연에 올라온 사진에는 누운 아이의 볼에 붉은 반점이 군데군데 드러나 있다. 해당 글 작성자는 “자고 일어나니 붉은 자국이 얼굴에만 다섯 군데가 생겼다”며 “아이 침대 옆에서 통통한 모기 한 마리를 잡긴 했지만 요즘 빈대가 많다고 해서 걱정이다. 혹시 빈대 물린 자국 같아 보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가려워하거나 긁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댓글에는 “빈대가 아니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지난 6일까지 전국 17개 시도 등에 접수된 빈대 의심 신고 건수는 30여건이다. 서울시는 최근 빈대 출현 사례 발생에 따라 ‘빈대 신고·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숙박시설 등 유관 민간협회가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빈대 제로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5~6㎜ 크기의 갈색 벌레인 빈대는 해충 중 ‘최악’으로 평가받는다. 박멸이 어렵고 물릴 경우 모기 등 다른 흡혈 해충보다 심한 가려움에 시달릴 수 있어서다.

빈대는 1970년대 이후 국내에선 자취를 감췄는데, 최근 살충제의 내성이 생긴 빈대가 프랑스 등에서 확산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입국이 늘어난 외국인 관광객과 함께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

서울시는 빈대 확산 방지를 위해 부서 합동으로 빈대 방제 방안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빈대발생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시설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며, 빈대 발생 가능성이 높은 호텔, 숙박시설, 목욕장, 찜질방 등을 선제적으로 집중 점검 중이다. 오는 14일까지 호텔업을 대상으로 소독 의무 등 위생관리기준 준수 여부도 점검한다. 특히 시는 쪽방촌, 고시원 등 위생취약 시설의 빈대 예방과 방제를 강화해 집중 관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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