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활동 계속 취할 것… 핵엔 핵으로”

통일부 “군사 도발을 위한 명분쌓기 의심”

韓, 美ICBM 발사 참관에 “보여주기용” 견해도

(서울=연합뉴스) 허태근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핵협의그룹(NCG)의 미 국방부 대표인 비핀 나랑 우주정책수석부차관보와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Ⅲ'의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2023.11.1
(서울=연합뉴스) 허태근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핵협의그룹(NCG)의 미 국방부 대표인 비핀 나랑 우주정책수석부차관보와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Ⅲ'의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2023.11.1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3일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 시험발사에 반발했다.

북한이 미니트맨-3 시험발사에 반발한 의도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군사 도발을 위한 명분쌓기일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군사논평원 통신 통해 입장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군사논평원 글을 통해 “미국과 괴뢰군부 깡패들의 반공화국 군사적 움직임은 조선반도 지역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일방적으로 고조시키는 극히 도발적이고 무모한 적대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선반도와 지역에서의 억제력을 강화하고 전략적 안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군사 활동을 계속 취해나갈 것”이라며 “핵무력을 끊임없이 확대강화하는 것은 적대세력들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가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정당방위권 행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록 발사가 실패했지만 미국이 7년 만에 또다시 괴뢰 군부 깡패들의 참가하에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함으로써 미 핵 전력의 목표가 누구인가를 명백히 보여줬다”며 “미국이 전략핵으로 우리를 겨냥하든 전술핵을 끌어들이든 관계 없이 핵에는 핵으로라는 우리의 군사적 대응 입장은 절대 불변하다”고 경고했다.

군사논평원 발표는 북한이 중요한 대외적 견해를 밝힐 때 사용하는 형식으로, 군사 문제와 관련해 입장을 주로 내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北반발 논평 배경은

통일부는 북한의 미니트맨-3 시험발사에 대한 반발 논평을 두고 과거와 같은 일련의 군사 도발을 위한 ‘명분쌓기용’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도 정부와 같은 맥락의 해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익명의 논평을 동원해서까지 향후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기 위한 명분쌓기에 나선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한반도 긴장 고조는 북한의 헛된 핵 개발과 무모한 군사적 도발에 의한 것임을 분명히 한다”며 “북한의 도발에 더욱 강력하게 대응하기 위한 한미 간 확장억제 노력은 앞으로 계속해서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ICBM인 미니트맨-3은 사거리 9600㎞이며, 최대 450kt 급 폭발력을 갖춘 핵탄두 3발을 장착할 수 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탑재된 전략핵잠수함(SSBN), 전략폭격기와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힌다. 지구상 어디든 미국 본토에서 쏘면 30분만에 타격이 가능해 초강력 절대적 무기라는 평가다.

◆韓대표단 美ICBM 발사 참관

미국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소재 밴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미니트맨-3 시험발사를 했다.

시험발사는 이상(an anormaly) 발생으로 중도에 종료됐지만, 군 관계자들은 당시 미니트맨-3 시험발사 현장을 참관했다. 한국 대표단의 미 ICBM 발사 참관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며, 역대 2번째다.

이번 참관은 지난 4월 한미 정상이 채택한 워싱턴 선언에 따라 양국이 함께하는 확장억제 구현의 일환이라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도 2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관련 질의에 “우리는 확장억제 공약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정기적으로 한국 대표단을 미국 내 전략 시설에 초청하고 있다”고 답했다.

올해 2월 킹스베이 전략핵잠수함 기지 방문, 7월 전략핵잠수함 캔터키함의 부산항 기항, 10월 전략폭격기 한국 공군기지 착륙에 이어 이번 미 ICBM 발사까지 참관하면서 미국의 핵 3축 운용 현장에 한미가 함께한 셈이다.

다만 외교가 일각에선 윤석열 정부의 안보 확장억제에 대한 떼쓰기에 이를 달래기 위한 보여주기용일 뿐이라고 일축하는 견해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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