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이용객 감소
4년여 문 닫은 상황 지속돼
광명시 재개해 달라 지속 요청
코레일 측 “관계기관 협의 예정”

광명역 도심공항터미널. ⓒ천지일보 2023.11.01.
광명역 도심공항터미널. ⓒ천지일보 2023.11.01.

[천지일보 광명=김정자 기자] 경기도 광명역 KTX 도심공항터미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이용객이 줄어들자 중단된 지 약 4년이 흐른 가운데 재개할 움직임조차 없어 유명무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명역 도심공항터미널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이용객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건설됐다. 코레일 관계자는 “KTX 광명역 지하 1층에 정부의 제2차 항공정책기본계획(2015~2020년)에 따라 ‘지방여객 인천공항 접근성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KTX 광명역 도심공항터미널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곳은 이용객들에게 인천국제공항에서 하던 탑승 수속, 수하물 탁송, 출국심사를 광명역에서 미리 할 수 있도록 해 편리함을 제공해왔다.

인천국제공항까지 짐을 들고 갈 필요가 없고, 얼리체크인(1~2시간 정도 빠르게 체크인)할 수 있어 좋은 자리를 선점할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또 인천공항에서 출국 시 전용 출입구를 이용해 대기 시간이 짧은 데다 리무진을 이용해 인천국제공항까지 곧장 향할 수 있어 호평을 받아 왔다.

그러나 처음 개통 시 하루 평균 300여명에 이르던 이용객이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줄어들었다. 코레일 측에 따르면 하루 평균 이용객은 2018년 227명(월 6800여명), 2019년 264명(월 7900여명)에 달했으나 2020년 3월 10명(월 300여명)으로 확 줄었다. 이용객이 없는 날도 발생했다. 이에 코레일은 2020년 4월 1일부터 운영을 중지한 상황이며 현재 이용객은 없다.

광명역 도심공항터미널. ⓒ천지일보 2023.11.02.
광명역 도심공항터미널. ⓒ천지일보 2023.11.02.

본지가 최근 찾은 광명역 KTX 도심공항터미널은 공허함 그 자체로 느껴졌다. 불은 다 꺼진 데다 입점해있던 항공사들도 다 문을 닫았다. 티켓팅하는 곳도 철문으로 굳게 닫혔고, 사람 하나 찾기 어려운 광경이었다.

당시 활발하게 운영되던 때 아시아나, 제주항공, 티웨이, 에어서울, 이스타, 진에어, 에어부산 등 8개 항공사가 입점했던 곳이라고 하기엔 너무 허전해 보였다.

간혹 오가는 사람들에게 도심공항터미널에 대해 묻자 이곳이 도심공항터미널이었는지 조차 모르는 이용객이 대부분이었다. 이곳을 예전에 이용했다는 김종권(59, 남, 안산시)씨는 “이용했던 사람들은 알 것”이라며 “인천공항에서 했던 탑승 수속 등을 여기서 바로 할 수 있어 굉장히 편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이곳이 그러한 역할을 한 곳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며 “중단된 지 4년이나 지나 재개가 순탄하지 않을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도심공항터미널은 운영하지 않고 있지만 리무진 버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운영 중이다.

이에 광명시는 지난 4월 26일 코레일 측에 터미널 재개 협조를 요청한 상황이다.

또한 본지 확인 결과 광명역 도심공항터미널 관련 유지보수비용(보안검색장비 점검 등)은 철도공사가 부담하고 있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해외 여행객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 시 국토부나 항공사, 출입국사무소 및 관계기관과 협의해 재개할 예정”이라며 “운영 부담으로 현재 민간사업자로 변경하려고 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광명시는 도심공항터미널 재개를 거듭 요청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계속해서 코레일 측에 재개 요청 중”이라며 “한 달에 두 세건 정도 공항터미널에 대해 문의하는 민원이 있다”고 말했다.

현충열 광명시의회 복지문화건설 위원장은 “광명역 도심공항터미널로 인해 광명시를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는데 안타깝다”며 “하루빨리 재개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 강남구 삼성동 도심공항터미널도 1990년 문을 연 후 지난 1월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무기한 중단된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다시 해외 여행객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 가운데 이들의 편리함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도심공항터미널도 재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지만,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쉽게 결정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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