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터미널 위치 선정 두고 갈등

주민투표서 90%의 찬성률 얻어

대구 “대책 강구할 수밖에 없어”

[천지일보 의성=송해인 기자] 김주수 의성군수가 17일 의성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관련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17.
[천지일보 의성=송해인 기자] 김주수 의성군수가 17일 의성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관련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17.

[천지일보 의성=송해인 기자] 대구경북신공항의 핵심 시설인 화물터미널 위치 선정을 두고 지역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의성군이 입장 표명에 나섰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17일 의성군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의성군의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유치 철회는 없는 것 ▲의성군 공동합의문의 핵심인 항공물류와 항공정비산업단지는 반드시 의성군에 배치할 것 ▲기본계획 수립 시 의성군과 협의해 추진할 것 등의 입장을 밝혔다.

최근 일부 언론에 보도된 신공항 유치 철회와 관련해 김 군수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유치 철회는 절대로 없다”고 피력했다.

그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신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에서 ‘주민숙의형’이라는 선정방식을 채택해 주민투표를 한 결과 90%에 이르는 투표율과 찬성률을 얻었다”며 “홍준표 대구시장이 주장한 의성군으로부터 유치 철회서를 받아 우보로 신공항을 옮기겠다는 등의 발언은 이전부지 선정결과를 마음대로 뒤집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구시가 굳이 신공항 부지를 군위군 우보면으로 이전 검토하는 것을 주장한다면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시가 직접 국방부에 제출한 이전 건의서 철회를 요청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 군수는 또한 항공물류와 항공정비산업단지는 반드시 의성군에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의 기본조건으로 공동합의문에 명시된 화물터미널을 포함한 항공물류는 당연한 것”이라며 “물류 기능을 담당하는 국내·외 대다수 공항을 살펴봐도 화물터미널과 항공물류 단지가 원거리에 떨어져 배치된 곳이 없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물류는 항공기를 이용해 화물을 운반, 집하, 선별, 가공, 포장, 검역, 통관 등을 할 수 있는 시설로 화물터미널과 처리지원시설(공항물류단지) 등을 포함하는 공항시설법에 따른 시설”이라며 “전문가들도 국내·외 사례를 통해 경쟁력이 있고 항공물류가 활성화돼 있는 공항은 대부분 여객과 화물이 분리돼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고 화물터미널과 항공물류단지가 인접해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김 군수는 기업 역시 물류비용을 조금이라도 더 절감하기 위해 이동거리가 중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화물터미널과 4.6㎞ 떨어져 있는 곳에 항공물류단지를 두고 활성화하겠다는 것은 먼 곳의 물로 가까운 곳의 불을 끌 수 없는 격이라는 것이 김 군수의 설명이다.

또한 항공물류의 핵심인 화물터미널과 항공정비산업단지 역시 활주로에서 진입할 수 있는 유도로와 정비고가 필수다.

이와 관련해 김 군수는 “현재 알려진 군공항 기본계획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동합의문에 명시된 항공물류·항공정비산업단지 실현은 공수표에 불과 하다”며 “대구공항은 여객중심인 공항인데도 화물터미널의 군위군 배치라는 입장을 고집하는 것은 독점적인 의성 항공물류 활성화를 내세우면서 의성군민에게 말로만 하는 변명에 지나지 않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신공항과 관련된 공동합의문에 따르면 기본계획 수립 시 상기 내용에 대해 협의해 추진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의성군 측은 “대구시는 기본계획은 물론 민항사타 결과 발표 때까지 실무자 선에서 일방적인 통보만 했을 뿐 신공항사업 추진과 관련해 군과 협의한 적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군수는 “대구시는 이전의 기본 조건인 공동합의문을 ‘군위는 민간공항, 의성은 군공항’이라는 자의적인 해석을 기반으로 여론전을 호도하고 있다”며 “기관 간에 공식적으로 정리돼 발표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관 간 협의는 뒤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군수는 “의성군이 희망하는 화물터미널을 포함한 항공물류, 항공정비산업단지 시설배치는 대구·경북의 미래 100년을 위해, 그리고 국가안보를 상징하는 군공항과 경제물류공항을 제대로 건설하자는 의지”라며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민·군 시설을 통합해 동시에 이전하는 첫 사례로 군공항과 민간공항은 공정한 협의와 이전지 확정 당시 작성된 공동합의문의 정신과 취지를 이해하고 이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성군은 앞으로 군민의 뜻을 담아 언제든 열린 마음으로 상생발전을 목표로 서로 고민하고 상호 협력해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조기 건설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5일 자신의 SNS에서 “의성군이 합의된 화물터미널 배치를 두고 끝까지 떼를 쓰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항공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공항에 화물터미널을 2개 이상 배치하는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국토부에서는 용역 발표를 통해 군위군에 화물터미널을 설치한다고 발표한 바 있어 어디에 화물터미널이 배치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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