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갈등 수습이 최우선
비명 ‘통합’ 메시지 낼 듯
봉합 후 ‘총선 모드’ 돌입
인재 영입·공천 혁신, 숙제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인근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진교훈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3.10.0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인근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진교훈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3.10.09.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단식 투쟁 후 당무를 멈췄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섰다. 이에 당무 복귀 후 어떤 전략과 비전으로 당을 총선 모드로 재편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대승으로 내년 총선의 승기를 잡은 이 대표는 우선 가장 문제로 꼽히는 당내 ‘계파 갈등’을 봉합한 후 ‘총선 모드’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수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15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체력 회복이 기대하는 것보다 늦어져서 당무, 의정활동 복귀가 지체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의 복귀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체력회복이 되면, 가급적 빨리 복귀하겠다는 것이 대표의 의지”라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지난 9월 23일 24일간 이어오던 단식을 중단하고 건강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치료를 받는 중에도 자신에 대한 국회 본회의 체포동의안 가결로 인한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퇴원 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유세에도 힘을 보태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다.

민주당이 총선 전 수도권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선거라고 평가받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체포동의안 가결로 흔들렸던 리더십도 일정 수준 회복했다. 다만, 검찰이 성남시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이 대표를 기소하면서 이 대표의 재판 출석 일정도 늘어나 ‘사법 리스크’ 꼬리표는 계속 될 전망이다.

국회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제21대 정기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를 비롯해 내년도 예산심사, 민생 입법 처리 등 국회에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 대표의 조속한 당무 복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이 대표는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행정부 감시 수단인 국정감사도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하고 있어서 제1야당 대표의 역할이 실종됐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가 속한 상임위는 국방위원회로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용산 대통령실 개입 의혹 ▲9.19 군사합의 폐기 논란 ▲신원신 신임 국방부 장관 임명 강행 논란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당무 복귀 후 이 대표는 가장 먼저 당내 갈등 수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비명(비이재명)계에 대한 징계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자칫 당내 갈등이 재차 불거진다면 내년 총선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불식시킬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이 대표가 당무 복귀 후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를 이끈 일부 의원들을 징계하기 보다는 ‘통합’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13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강서구청장 선거가 끝나고 제1과제는 역시 민생과 당 내부 통합”이라며 “우리가 분열하면 윤석열 정권에 반사이익을 제공하는 것이기에 통합·단합에 대한 당부가 있었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에서 공천 등 불이익이 있을 것이란 비명계의 우려를 불식하는 건 숙제다. 이 대표는 당무 복귀 후 비명계인 송갑석 의원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을 마무리할 예정인데, 현재 충청 지역의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인사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이다.

계파 갈등을 마무리한다면 이 대표는 당을 ‘총선 모드’로 바꾸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공천 혁신, 총선 인재 영입, 민생 예산 증액 투쟁 등의 과제를 마무리하는 게 중요한 포인트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공천 과정을 거치면 유권자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혁신과 쇄신의 과정을 밟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혁신 내용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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