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발표문엔 ‘방한’ 언급 없어

양측 간 면담 셈법이 달랐던듯

(서울=연합뉴스) 제19회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오후(현지시간) 중국 항저우 저장성 항저우 시후 국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나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3.9.23
(서울=연합뉴스) 제19회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오후(현지시간) 중국 항저우 저장성 항저우 시후 국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나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3.9.23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3일 중국 항저우에서 진행된 한덕수 국무총리와 면담에서 한중 관계 중요성을 한국 외교정책에 반영과 존중과 협력이라는 큰 틀 유지를 주문했다.

또 양국 간 밀접한 경제 관계도 강조했는데, 최근의 한미일 밀착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한편 한중 관계가 틀어질 경우 중국 시장 접근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中외교부, 면담 결과 발표문 공개

중국 외교부가 이날 오후 공개한 면담 결과 발표문에서 시 주석 발언은 한중 관계에 대한 일반론과 한국에 촉구하는 내용 등 두 부분으로 구성됐고, 나머지 한 부분은 한 총리의 발언이 담겼다.

시 주석은 먼저 양국 관계에 대해 “이사 갈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 파트너”라며 “중한 관계는 양국과 양국 인민의 공동이익에 부합하고 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촉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운을 뗐다.

특히 “중국은 대한국 선린우호정책을 견지하고 있으며 중한 협력에 힘쓰겠다는 한국의 적극적인 의지를 중시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중국과 함께 중한 관계를 중시하고 발전시키겠다는 것을 정책과 행동에 반영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우호 협력의 큰 방향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중국은 14억명 이상의 인구가 현대화에 진입했다. 거대한 시장을 더 개방할 것”이라며 “중한 경제는 밀접하고 산업망과 공급망이 깊이 융합돼 양국이 상호 이익 협력을 심화해야 계속 성과를 낼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한 총리의 발언도 소개했다. 그는 “현재 국제사회는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한중이 고위급 교류를 유지하는 것은 양국 관계의 발전을 촉진하고 도전에 협력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중국과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시진핑 ‘발언’ 배경은

시 주석의 발언은 자신들은 아직까지 한국에 대한 우호 협력 입장이니 한국도 이전과는 달리 한중 관계 중요성을 외교정책에 반영해야 양국 간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에 윤석열 정부가 최근 안보를 넘어 경제 측면까지 미국, 일본의 하부구조로 들어가면서 대중국 견제에 앞장서는 등 선봉장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양상이라 이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대만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 등 이른바 중국이 ‘핵심 이익’이라고 강조해 온 이슈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끄라는 것으로도 읽힐 수 있는 대목인데, 그렇지 않을 경우 양국 경제 관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날 중국 발표문에는 이 같은 내용이 중심이었고 한 총리가 언급한 고위급 교류에 대한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 정부가 전날 브리핑에서 중요하게 언급한 시 주석의 방한과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 등은 없었다는 것이다.

양측 간 면담에 대한 셈법이 달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인데, 전날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항저우 시내에서 진행된 양자 면담 결과 브리핑에서 시 주석이 한 총리를 만나 “방한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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