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대표회장 총회 열고
“여러 사정상 논의 미뤄져
통합 반대자들로 진행 차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통합 논의가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한국교회 연합의 향방이 불투명해졌다. 사진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한기총 제34-2차 실행위원회 임시총회가 열린 모습. (출처:한기총)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통합 논의가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한국교회 연합의 향방이 불투명해졌다. 사진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한기총 제34-2차 실행위원회 임시총회가 열린 모습. (출처:한기총)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물밑에서 추진돼 온 보수 개신교 연합기구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과 통합이 사실상 결렬됐다. 한국교회의 숙원이었던 연합에 대한 기대감 속에 통합안 도출이라는 막바지까지 갔지만 끝내 구성원들의 동의를 받아내지 못했다. 

10일 한기총에 따르면 한기총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제34-2차 실행위원회와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한교총과 통합 안건에 대해 논의됐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한기총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는 이날 “한기총과 한교총 통합 건은 여러 가지 사정상 여건이 조성되는 대로 차후 추진하기로 결의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기총과 한교총의 통합 문제는 최근 다시 급물살을 타며 교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기총과 한교총 통합추진위원회는 통합 기관의 명칭과 정관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두 기관 통추위는 한교총 정관을 통합 기관의 토대로 하면서, 기관 명칭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로 통일하기로 했다. 

이러한 합의 내용을 토대로 두 연합기관이 각각 임시총회를 열고 통합을 결의할 계획이었으나 결국 무산됐다.

먼저 한교총이 지난 18일 상임회장단 회의를 열고 한기총과의 통합 안건을 제시했지만, 교단장들의 반대에 부딪혀 통과되지 못했다. 여러 교단에서 이단 논쟁을 일으켰던 회원이 한기총에 있다는 지적이 가장 많이 거론됐다. 

또한 각 교단의 정기총회에서 통합 문제를 허락받은 후 통합이 진행돼야 한다는 등 이유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고신 합신을 비롯해 기독교한국침례회 등은 ‘통합을 천천히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 때문에 한교총은 주요 장로교단의 9월 정기총회 이후에 한기총과의 통합 건을 다시 논의하겠다고 정리했다. 

이는 한기총의 결정에도 영향이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기총 측은 이날 임시총회에서 한교총과의 통합 의사가 맞을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줄곧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던 한기총 대표회장 정 목사는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 목사는 “한기총 안에 이제 이단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단 운운하면서 통합이 잘 안 되는 이유에는 통합을 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기총은 문을 다 열어놓는데 반대자들로 인해 통합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 굉장히 아쉽다”고 밝혔다. 

또 “브레이크 없이 내리막길을 내려가는 자전거와 같은 위기의 한국교회를 위해서는 연합된 보수기관이 있어야 한다”며 “한국교회를 위해 봉사한다는 의지 없이 그냥 통합을 반대하는 사람은 한국교회 공공의 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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