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김경협‧최기상 등도 尹실정 직격

[서울=뉴시스] 단식 9일째를 맞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참가자들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제6차 윤석열 정권 폭정 저지·민주주의 회복 촛불 문화제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3.09.08.
[서울=뉴시스] 단식 9일째를 맞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참가자들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제6차 윤석열 정권 폭정 저지·민주주의 회복 촛불 문화제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3.09.08.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8일에도 윤석열 정권의 국정난맥상과 외교안보 실정을 지적하며 투쟁 수위를 끌어올렸다.

단식 투쟁 9일째에 접어든 이재명 대표는 대통령은 왕이 아닌 국민의 머슴일 뿐이라며 우리 손으로 이를 증명해주자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7시부터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제6차 윤석열 정권 폭정 저지‧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수백여명이 모인 현장에는 저마다 한 손에는 ‘무너지는 민주주의’ ‘윤 대통령이 책임져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과 한 손에는 촛불을 움켜쥐고 주거니 받거니 구호를 따라 외쳤다. 엄숙하고 장엄했지만 즐거운 축제와도 같아 주목을 받았다.

단식 9일째 초췌해진 모습에도 이 대표는 연설을 하기 위해 맨 앞에 섰다. 참석자들은 ‘이재명’을 연호하며 맞이했다.

마이크를 잡은 이 대표는 “국가권력은 국민에게 있는 것이고 그 권력을 행사하는 대리인들은 국민의 대리인, 위임받은 일시적인 권한 행사자들일 뿐”이라며 “대통령은 왕이 아니라 국민의 머슴일 뿐이라는 것을 우리 손으로 증명해 주자”고 직격했다.

또 “국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우리 국가 공동체를 유지하고 그중에서도 우리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는 일 아니겠나”라며 “정치가 국민 삶을 개선하고 안전하게 만들고 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불안하고 더 힘겹게 만든다면 그 정치, 있을 필요가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최근 ‘반국가세력’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을 두고 “나에게 반대하는 자는 반국가세력이라고 말하는 것은 바로 내가 국가라는 생각에서 나온 것 아니겠나”라며 “이거야말로 전체주의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고민정 최고위원이 앞에 나와 말을 이어갔다.

그는 동조 단식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며 “정치인들이 경제가 나락으로 빠졌다”라며 “도대체 정치가 엉망이라고 말은 많이 하지만 이제는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현실이라는 걸 여러분도 느끼지 않나”라고 호소했다.

특히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고 무고한 사람들은 검찰에 끌려가고 있다. 압수수색을 당했단 뉴스를 하루에도 몇 번이나 본다”면서 “헌법에 집회결사의 자유가 있음에도 노동자들은 또다시 끌려간다. 언론에는 재갈이 물려졌다. 해체해야 될 것도 너무 많고 고쳐야될 것도 너무 많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그걸 왜 이재명이 해야 하나.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마지막으로 지탱해줄 수 있고, 견딜 수 있게 만들어주는 건 민주당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분노는 흩어지면 안 되고 갈라져서도 안 된다”고 민주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김경협 의원은 윤 정부가 외교성과라고 강조하는 한일관계와 한미일 협력 강화 부분에 대해 “외교의 목적은 우호협력 관계를 만들어서 우리 국익을 관철하는 건데, 관계는 개선했는데 무슨 실익을 남겼나"라고 일침했고, 최기상 의원은 삼권분립이 무너지고 있다며 ”이 정부가 그들이 말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한편 이 대표는 내일인 9일 오전 10시 30분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검에 출석할 예정이다. 관련 의혹은 이 대표가 국회의원·당대표가 되기 이전인 경기지사 재직 시절 자신의 방북을 성사시키기 위해 쌍방울 그룹이 2019년 북한에 거액을 송금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단식 10일차에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이 대표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 해도 열흘간 물과 소금만으로 버텨온 만큼 장시간의 검찰 조사가 체력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검찰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청사에 의료진과 구급차를 대기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안팎에선 검찰이 1년 이상을 이재명 잡기에 총력을 기울여왔지만 아무 것도 없자 이 대표의 청렴함만 드러내 주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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