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풀기 나선 원희룡·나경원
친윤 ‘새미준’ 행사 총출동
민주, ‘분당론’도 스멀스멀
일각선 “투표율에서 갈릴것”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이 29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3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2023.8.29 (출처: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이 29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3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2023.8.29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이 민심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최대 표밭인 수도권에서의 결과가 총선 승패를 좌우할 전망이라 여야 모두 ‘수도권 위기론’에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다. 여권에선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 윤석열 정부 정책에 대한 수도권 민심 이반이 심상치 않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사법리스크’로 인한 갈등으로 긴장감이 감돈다.

24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보수포럼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 정기세미나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4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보수포럼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 정기세미나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與 ‘외곽 조직’ 본격 가동

여권은 위기론에 ‘외곽 조직’을 띄우며 총선 준비 체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24일 보수 포럼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과 나경원 전 의원이 주도하는 사단법인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창립 포럼에 연달아 참석해 외곽 조직에 힘을 불어넣었다.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새미준 조찬 세미나에는 김기현 대표 등 지도부를 비롯한 현역 의원 30명, 원외 당협위원장 20여명이 출동했다. 참석 인원이 500여명에 달하는 등 ‘미니 전당대회’를 방불케 했다. 친윤(친윤석열)계 최대 외곽 조직 새미준은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당시 후보를 도와 선거를 승리로 이끄는 등 조직 동원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3.8 전당대회에서도 일찌감치 김기현 당시 후보를 밀었다.

연사로 나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몇 달 앞으로 다가온 국가적 재편에서 정권교체 강화를 이뤄 내야 한다”면서 “야당 공세에 맞서 총선에서 좋은 여건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여권 주요 인사들은 오후엔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창립 포럼에 참석해 나 전 의원의 중앙정계 복귀에 힘을 실었다. 나 전 의원은 3월 전당대회 출마 불발 후 지역구에만 집중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들이 28일 강원 원주 오크밸리에서 열린 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출처: 연햡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들이 28일 강원 원주 오크밸리에서 열린 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출처: 연햡뉴스)

◆이재명 ‘사법리스크’ 표심 흔드나

위기론은 민주당도 피해 갈 수 없는 모습이다. 바로 ‘사법리스크’ 때문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가상자산 보유 논란으로 탈당한 김남국 의원,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탈당한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지역구가 공교롭게도 모두 수도권인데 이에 민주당 지도부는 사법 리스크가 수도권 표심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계의 계속되는 대립도 표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서울의 한 민주당 의원은 “야당은 서울에만 41명의 현역 의원이 있기 때문에 공천 공정성이 깨질 경우 서울에서부터 야권 분열이 시작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분당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검찰의 영장 청구를 앞두고 이 대표의 거취 문제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이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분당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대표의 입장은 대표직을 고수하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내년 총선 공천을 주도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친명 중심의 공천이 이뤄지면 공천에서 탈락 가능성이 높은 비명계 다수가 이탈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상민 의원의 분당론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는 이 대표 체제로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이 대표 사퇴 후 비대위 체제를 주장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의 수도권 위기론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향후 정국의 변수가 많다. 벌써 위기론을 운운하는 건 말이 안 맞지 않냐”며 “아직 기한은 길기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때”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3.08.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3.08.17.

◆전문가 “아직 속단하긴 일러”

전문가들은 수도권 위기론에 대해 다양한 예측을 내놨다. 한 정치평론가는 “내년 총선은 ‘윤석열 선거’로 볼 수 있다. 수도권에서 보수색이 짙은 경기북부권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이 승패가 10% 안쪽으로 결정됐다”며 “결국 중도층을 많이 흡수한 쪽이 최후의 승자가 된다. 부동층의 마음을 끌어낼 수 있는 인물은 후보 개인보다 (여당의 경우)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중도층에 어떻게 어필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여부도 중요하다. 국회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돼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될 경우 이 대표에겐 반전의 기회가 되고 여당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 반면 영장이 발부되면 민주당은 도덕성에 큰 타격을 받게 되고 당의 비대위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한다. 결국 이 대표의 구속 여부가 총선의 최대 변수가 되고 민주당은 최고의 위기를 맞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 수도권 맞대결의 승패는 투표율에서 갈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역대 총선의 투표율 평균값을 기준으로 투표율이 평균보다 높으면 민주당이 승리하고, 평균보다 낮으면 국민의힘이 승리했다”며 “관건은 투표율이 얼마나 나오느냐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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