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가 북한 조선인민군 행진곡과 중국 인민해방군가를 작곡한 정율성을 기념하는 사업을 추진해 논란을 빚고 있다.

정율성은 6.25전쟁 전후 중국에선 신중국 창건 영웅 100인에 뽑혔고, 북한에선 영화로까지 제작된 인물이다. 1939년 중국 공산당에 가입하고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인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한 장본인이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전쟁 위문공연단을 조직해 전선에서 북한군 위문활동을 했다. 그가 작곡한 ‘조선인민국 행진가’는 남침 행진곡으로 쓰였으며, 전쟁 내내 북한군 사기를 북돋웠다.

광주시는 동구 불로동 일대 878㎡에 총 48억원을 들여 정율성 역사공원을 연말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정율성의 삶과 음악세계를 기린다는 광장, 정자, 관리시설 등이 들어선다.

그의 출생지인 화순시는 2019년 그의 고향집을 12억원을 들여 복원했다. 이곳에 전시된 사진에는 ‘정율성이 항미원조 시절 남긴 소중한 사진’이라는 설명까지 붙어 있다. 중국식 표현인 ‘항미원조’는 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도왔다는 뜻이다. 자유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는 데 앞장선 이를 기념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 영웅과 참전영웅을 모독하는 것이다.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사한 광주 출신 해병대원 서정우 하사의 모친 김오복씨는 지난 22일 강기정 광주시장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에서 “북한·중공군에 맞서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국군 장병들 생각에 피눈물이 났다”며 “민주화와 호국의 고장인 광주가 정말 이러면 안 된다”고 항의했다.

하지만 강 광주시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광주는 정 선생을 영웅시하지도 폄훼하지도 않는다. 그의 삶은 시대적 아픔”이라며 “그의 업적 때문에 광주에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찾아온다. 그것을 극복해야 광주건, 대한민국이건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다”고도 했다. 광주시는 “이미 토지보상 등의 문제가 끝나 공사를 중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6.25때 전사한 호남 출신 학도병은 현재까지 732명으로 집계됐다. 전북 군산중에선 304명이 참전해 97명이 전사했다. 호남 학도병이 없었으면 부산이 함락, 대한민국은 지도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게 국방부 관계자의 말이다. 호남 출신 독립유공자는 국가보훈부 집계로 2604명이다. 서재필을 비롯, 3.1운동을 이끈 송진우 등이 호남 출신이다. 호남은 구한말 의병 본거지였고 이후에도 치열한 독립운동이 전개된 무대였다.

하지만 이들을 기리는 추모·현충 시설이나 사업은 미미하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호남 출신 호국영웅과 참전영웅도 많은데 왜 공산당 나팔수 기념공원을 짓느냐”며 “북한의 애국열사능이라도 만들겠다는 것이냐”며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국민 혈세를 적을 추앙하는 데 투입해서는 결코 안 된다. 광주시는 정율성에 대한 모든 기념사업을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 정율성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지키다 숨진 분들을 더욱 기려야 한다. 정율성 공원 기념사업을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호국영령들이 통탄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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