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재개방 ‘시간문제’ 관측

내달 항저우 아시안게임 분수령

코로나 재확산 조짐 여전히 변수

북중 무역. (출처: 연합뉴스)
북중 무역.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코로나19 발발 이후 문을 닫았던 북한이 최근 국경 재개방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지난 27일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체결일)을 계기로 처음으로 외빈인 중러 대표단을 초청하더니 이번에는 대표 관광지인 남포 일대 정비에 나서는 등 국경 개방이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문, 남포 일대 리모델링 보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자 기사에서 “(남포 일대에 있는) 와우도 유원지와 서해갑문의 해수욕장, 용강민속공원의 물놀이장을 새롭게 변모시키기 위한 사업에 선차적인 힘을 넣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개건공사를 맡은 일군(간부)들은 일정계획을 면밀하게 세우고 자재보장 대책을 제때에 따라 세우면서 시공에 대한 요구성을 높였다”며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 속에서 사고가 나지 않도록 감시 및 소생대책도 철저히 세워놓았다”고 전했다.

또 지난해 말 준공된 용강민속공원의 물놀이장도 지역 특성을 잘 살려 새로 만들었다며 “건설에 동원된 일군들과 근로자들은 수질이 좋은 물 원천을 찾아내고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방도를 모색하면서 주변 풍치를 부감할 수 있는 곳에 물놀이장의 위치”를 정했다“고 소개했다.

남포는 서해안에 자리 잡은 주요 항구도시이자 수도 평양에 이어 ‘제2의 도시’로 불리는 곳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관광코스에 항상 포함되는 대표적인 관광지다. 특히 남포항은 해외에서 들어오는 물자를 하역해 쌓아놓는 대표적인 항구로 외국선박 선원 등 외국인들의 출입이 잦다.

남포항과 함께 서해권 무역의 대표적인 갑문(운하나 강에 설치한 칸막이나 둑)인 서해갑문도 북한을 찾는 인사들의 주요 참관지 역할을 해왔다.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 일행이 방문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전승절 계기에 이어 관광지 정비에 나서면서 북한이 차곡차곡 국경 개방 준비를 위한 밑작업을 하고 있다는 평가인데, 이미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나름의 외교 방향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등 국경 개방뿐 아니라 중러와의 관계를 넘어 대외 외교 행보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경 개방 준비 작업인듯

신문은 이번 리모델링을 주민을 위한 생활환경 개선이라는 명목을 내세웠지만 이곳이 그간 외부인을 대상으로 선전해온 관광명소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국경 재개방을 염두에 둔 준비 작업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북 제재로 외화가 부족한 북한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강원도 마식령스키장 등 제재 대상이 아닌 관광산업 육성에 공을 들여왔던 터라 이 같은 해석에 힘이 실린다.

북한이 국경 재개방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국경 개방 조짐 역시 확인되고 있다. 북한은 코로나19 발발 이후 엄혹할 정도로 빗장을 꽁꽁 잠갔다가 지난달 초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완화했고 지난 27일 전승절 70주년 행사에서 처음으로 중러 대표단을 초청하면서 방점을 찍었다.

당시 전승절 행사에 수만명의 군중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 전파를 타는 등 코로나 방역에 대한 자신감을 대내외에 내비치면서 조만간 인적 교류를 포함한 국경 개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열리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대한 북한의 참가 여부가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 참가 등록을 마친 상태여서 선수단은 물론 고위급 대표단 200여명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대외 교류에 나설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코로나 발발 이후 모두 철수했던 평양 주재 외국 대사들이 단계적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나 북중 국경 지역의 일부 세관는 대형 화물차들과 콘테이너들이 집결한 모습이 포착된 것도 국경 개방을 위한 행보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들이다. 이들 세관들 사이에도 물류만 오갈 뿐 인적 교류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여전히 변수는 있다.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인적 교류를 포함한 실질적인 국경 개방이 여전히 쉽지 않을 수 있다는 풀이도 제기된다.

북한 매체는 1일자에 남한에서 ‘악성 비루스’ 감염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기사를 일제히 실었다. 남측 방역 당국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직전 주 대비 17% 증가했고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하루 확진자가 5만명을 넘었다. 하루 5만명대 확진자가 나온 것은 6개월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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