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상의 前 회장 주거지 등
후원금 ‘송 캠프’ 유입 의심
피의자 신분으로 곧 조사할 듯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0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02.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송영길 전 대표의 외곽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의 불법 후원금 모금 정황을 포착해 강제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27일 여수상공회의소 전 회장 박모씨의 주거지와 사무실, 먹사연 후원 기업·단체 사무실과 관계자 주거지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이 된 기업과 단체는 모두 박 전 회장이 운영하거나 지배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21년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무소속 윤관석 의원 등 경선캠프 관계자들이 송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총 9400만원을 당내에 살포했다는 의혹 외에도 더 많은 자금이 불법적으로 사용된 정황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여수상의가 운영 목적에 맞지 않게 공익법인인 먹사연에 수억원을 불법 후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수상의가 먹사연에 지급한 후원금도 송 전 대표의 경선 캠프로 유입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먹사연이 불법 경선자금의 조달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관련자 조사와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먹사연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이 캠프에 유입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송 전 대표 캠프 회계 담당자 등도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앞서 여수상의 이용규 현 회장은 지난 5월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박 전 회장이 재임 시절인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동안 5차례에 걸쳐 먹사연에 8천만원의 후원금을 기부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송 전 대표의 경선 시기인 2021년 1∼2월에 총 4천만원을 집중 후원했다.

또한 박 전 회장은 비슷한 시기에 자신이 운영하던 폐기물 처리 업체와 사내이사로 있는 업체 등을 통해 2억 5천여만원을 먹사연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회장과 연관돼 먹사연에 기부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액은 모두 3억 3천여만원에 달한다. 박 전 회장은 여수상의에서 발생한 횡령·배임 혐의로도 별도의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2021년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무소속 윤관석 의원 등 송영길 경선캠프 관계자들이 총 9400만원을 당내에 살포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추가 자금이 불법적으로 사용된 정황을 확인했다. 먹사연이 이 자금의 조달 창구로 지목됐다. 이 혐의로 송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 박용수씨가 최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면 박 전 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송 전 대표 캠프는 전화 선거운동을 위한 콜센터에 700만원을 제공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자원봉사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활동비 등 명목으로 금품을 제공한 것은 정당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이번 의혹은 민주당의 돈 봉투 살포 의혹에서 출발했다. 2021년 4월 윤관석 무소속(당시 민주당) 의원이 3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약 20명의 의원에게 살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 외에도 지역상황실장과 지역본부장에게 살포된 것으로 의심받는 금액을 합치면 살포된 현금은 총 9400만원에 달한다.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별도 불법 정치자금 의혹 수사 중에 이러한 정황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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