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로터리 정류장서 6번째 시위 예고

14일 차량 탑승하는 박경석 전장연 대표. (제공: 전장연) ⓒ천지일보 2023.07.17.
14일 차량 탑승하는 박경석 전장연 대표. (제공: 전장연) ⓒ천지일보 2023.07.17.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버스 앞을 막고 태워달라는 게 아닙니다. 버스 탈 권리가 있는 시민으로서 계단버스에 우릴 태워줄 것을 요구하겠습니다.”

17일 오전 8시 30분쯤 영등포구 여의도 서울지하철 9호선 승강장.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는 열린 ‘387일차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에서 “우리는 버스 승강장에 서서 계단버스에 정확하게 태워달라고 하겠다. 태워주지 않으면 기어서라도 타겠다”며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전장연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혜화동로터리 버스 정류장에서 6번째 시위를 벌이기로 예고하면서 버스 탑승 시위를 매일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박 대표는 “이제는 (버스 시위를) 매일매일 하겠다”며 “서울 전역에서 나혼자라도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장애인을 차별하는 버스가 버젓이 돌아다니는 것을 눈감지 않겠다”며 “나는 앞으로 지하철보다 계단버스를 타고 오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아가고 싶으면 연행하라”고 경고했다.

전장연은 서울시의 전장연 탑압을 중단할 때까지 지속하겠다고 촉구했다. 박 대표는 “우리의 버스 행동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장연 죽이기 마녀사냥을 멈추고 제대로 된 대화로 복귀해야 멈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장연은 서울시의 적군이 아니다” “오 시장은 전장연 죽이기 마녀사냥을 즉각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앞서 박 대표는 지난 12일부터 종로1가, 혜화동로터리, 여의도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5차례 버스 앞을 가로막는 기습시위를 벌이다 지난 14일 체포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업무방해, 도로교통법·집시법 위반으로 박 대표를 체포해 남대문경찰서로 이송했지만 장애인 안전띠가 없는 경찰 호송차량에 태운 것을 놓고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박 대표는 심야까지 조사를 받은 뒤 지병인 욕창 치료를 위해 입원했고 이튿날인 15일 석방됐다.

한편 서울시는 버스 시위를 한 전장연을 상대로 관할 종로경찰서, 혜화경찰서, 동작경찰서 등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또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함께 불법행위로 손해를 입은 운수회사의 손해배상 소송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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