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염수 논란에 텅 빈 가게
“방류되면 누가 수산물 먹나”

[천지일보=이영란 수습기자] 경기 의정부의 한 횟집 직원이 손님을 기다리며 가게 앞에 서 있다. ⓒ천지일보 2023.07.11.
[천지일보=이영란 수습기자] 경기 의정부의 한 횟집 직원이 손님을 기다리며 가게 앞에 서 있다. ⓒ천지일보 2023.07.11.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이영란 수습기자] “후쿠시마 원전수 (문제가) 딱 터지자마자 장사 안 돼요.”

서울 용산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채성태(57)씨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이 발표된 후 가게에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염수 방류가 시작돼) 원재료에 문제가 생기면 빨리 고깃집으로 바꿔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씨는 생닭에 전복과 한약재를 넣어 끓인 해천탕의 개발자다. 그의 음식은 과거 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구본무 LG전자 전 회장 등 많은 유명인에게 사랑받았다. 채씨는 “원전수 (문제가) 딱 터지자마자 장사가 안된다”며 “코로나 때보다 상황이 더 안 좋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천지일보=이영란 수습기자] 서울 용산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채성태씨가 핸드폰으로 예약 손님 명단을 보여주고 있다. ⓒ천지일보 2023.07.11.
[천지일보=이영란 수습기자] 서울 용산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채성태씨가 핸드폰으로 예약 손님 명단을 보여주고 있다. ⓒ천지일보 2023.07.11.

채씨는 코로나19 유행 당시 운영하던 가게 2개를 접고 테이블 5개 규모의 식당으로 축소한 상태다. 10일 방문한 채씨의 가게는 점심시간임에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채씨는 본지와 인터뷰 도중 예약취소 전화를 받은 뒤 “요즘 들어 당일 취소가 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문 열어놓고 손님 없는 것만큼 비참한 게 없다”고 말했다.

과거 그의 식당을 이용하려면 최소 일주일 전에 예약해야 했다. 채씨가 보여준 핸드폰 달력에는 5월까지만 해도 예약 손님이 꽉 차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부터는 손님이 끊겼다. 채씨는 “예약률이 이 정도면 앞으로 (가게를 계속 운영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채씨는 “후쿠시마 원전수 때문에 완도도 갔다 왔다”며 “얼마나 갈지 모르지만 오염수가 위험수치까지 간다고 하면 누가 수산물을 먹겠냐”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어 “오염수가 방류되면 (언젠가) 우리나라까지 올 것”이라며 “(이제) 수산물은 끝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천지일보=이영란 수습기자] 경기 의정부의 한 횟집 수족관 ⓒ천지일보 2023.07.11.
[천지일보=이영란 수습기자] 경기 의정부의 한 횟집 수족관 ⓒ천지일보 2023.07.11.

경기도 외곽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20년간 의정부의 한 횟집에서 일한 박상원(가명, 60, 남)씨는 식당 내부를 보여주면서 “오후 6시에 손님이 이 정도면 굶어 죽는다”고 말했다. 박씨는 “(식당 운영에) 직접적으로 영향이 있으니 (오염수) 방류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송성준(29, 남)씨도 “주말이면 손님이 줄을 서는데 지난주부터 손님이 끊겼다”고 말했다. 송씨는 “여름철은 비수기라 그러려니 한다”면서도 정확한 근거 없이 반복되는 언론 보도에 대해 비판했다. 송씨는 “손님들의 인식이 (수산물 소비에 부정적으로) 바뀔 거 아니냐”면서 “다 알아야 해서 방송을 내보내야 하는 건 맞지만 장사하는 입장에서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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