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차원 제정은 세계 첫 사례
한국문화 우수성 알리는 계기

지난 2021년 11월 김치 500kg 나눔 행사에 몰린 현지인들 모습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천지일보 2023.07.10.
지난 2021년 11월 김치 500kg 나눔 행사에 몰린 현지인들 모습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천지일보 2023.07.10.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지구 반대편인 아르헨티나가 한국을 김치 종주국으로 인정하며 ‘김치의 날(11월 22일)’을 공식기념일로 제정했다. 국가 차원의 김치의 날 제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식’을 통한 양국 우호 증진

10일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간) 연방 하원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 171명, 반대 2명, 기권 6명으로 최종 가결되면서 ‘김치의 날’이 아르헨티나 법 ‘27770호’를 부여받고 즉시 효력이 발생됐다.

상원 본회의 가결, 솔라리 킨타나 입법 취지 발언(2021.10)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천지일보 2023.07.10.
상원 본회의 가결, 솔라리 킨타나 입법 취지 발언(2021.10)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천지일보 2023.07.10.

해당 법은 “한국의 전통문화 유산으로 상징되는 김치를 소개하면서, 한국문화와 한국 이민자의 아르헨티나 내 사회・문화적 공헌에 대한 보답으로 ‘김치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이를 통한 한-아르헨티나 우호적 관계를 강화한다”는 취지를 담았다. 해당 법은 김치로 상징되는 한식과 한국문화를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한국문화 향유층의 지평 확대를 위한 실질적인 발판을 마련하고, 이를 통한 양국 유대관계를 증진하기 위해 기획됐다.

미국 워싱턴D.C와 캘리포니아, 뉴욕 등 10개 주와 시, 그리고 브라질 상파울루시가 김치의 날을 제정한 적은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 김치의 날이 공식기념일로 제정된 것은 아르헨티나가 처음이다.

지난 2021년 진행된 김치의 날 행사 즐기는 현지인들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천지일보 2023.07.10.
지난 2021년 진행된 김치의 날 행사 즐기는 현지인들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천지일보 2023.07.10.

◆‘한식’ 건강한 음식 이미지 대중화

‘김치의 날’ 국가기념일 제정은 한국문화원과 아르헨티나 상원의원 막달레나 솔라리 킨타나(Magdalena Solari Quintana)가 3년간 함께 노력한 결과이기도 했다.

한국문화원은 2015년도부터 매년 ‘한식페스티벌’을 개최하면서, 상대적으로 대중의 관심이 적은 한식을 ‘건강한 음식’이라는 이미지 확산을 통해 한식의 대중화에 주력했다. 2023년 현재,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중심가에는 한식당 숫자가 1000% 성장하는 등 성과를 거둔 상태다. 현지 한류의 열풍에 한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자, 한식문화의 현지 안착을 위해 법안 제정을 기획했고 한국문화의 열성 팬으로 자처하는 막달레나 솔라리 킨타나 상원의원이 법안 발의를 흔쾌히 수락하면서 시작됐다.

하원 본회의 가결. 참석한 179명 아르헨 연방 하원 의원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천지일보 2023.07.10.
하원 본회의 가결. 참석한 179명 아르헨 연방 하원 의원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천지일보 2023.07.10.

김치의 날 법안을 발의한 솔라리 킨타나 상원의원은 평소 한식을 즐길 뿐만 아니라 김치를 직접 만든다고 하며, 한국문학에도 관심이 많은 한국과 한국문화의 열성팬으로 알려져 있다.

솔라리 킨타나 상원의원은 “세계정치에서의 한국의 중요성과 한국문화의 우수성, 아르헨티나 교민들의 근면과 성실함은 이민자의 나라인 아르헨티나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기에 충분하다”며 법안 발의 제안을 수락했다.

한보화 문화원장도 각고의 노력 끝에 이룬 소중한 결실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이 법안 제정을 계기로 양국의 유대관계 증진과 민간차원의 다양한 교류 활성화에 긍정적 역할을 기대한다”며 “아르헨티나 김치의 날은 세계 최초 국가기념일로 제정됐기에 보다 큰 의미와 상징성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문화원은 주재국 정부와 민간, 국내 유관기관, 현지 진출 기업, 한인 사회와 협력해 ‘국가기념일’ 지정 축하 기념 ‘김치의 날’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김치의 날’ 기념행사를 정례화해 ‘한식’을 통한 양국 우호 증진을 촉진하고, 문화원의 한식강좌 확대 개설 등 한식의 현지 정착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한식마스터 클래스 및 한국공연 개최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천지일보 2023.07.10.
한식마스터 클래스 및 한국공연 개최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천지일보 2023.07.10.

◆한국문화원, 법 제정 위해 걸어온 길

한편 해외문화홍보원은 2006년 중남미 최초로 한국문화원을 개원했다. 당시 한인이 3만명  이상 거주했지만 한국과 한국문화에 대한 인지도는 상당히 낮았다. 특히 한식은 중심에서 벗어난 한인촌에서 한인만의 것으로 인식됐다.

하원 본회의 가결. 표결(찬성 171, 반대 2, 기권 6)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천지일보 2023.07.10.
하원 본회의 가결. 표결(찬성 171, 반대 2, 기권 6)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천지일보 2023.07.10.

2015년부터 매년 ‘한식페스티벌’을 개최하면서 5성급 호텔과 협력을 통해 ‘건강한 음식’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건강하고 균형 있는 한국의 식단 및 식문화를 홍보했다. 2018년 문화원의 시내 중심으로 이전 개원과 함께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한류 열풍의 시너지 효과로 한식 수요는 점차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에는 온라인 한식페스티벌을 개최했다. 2021년 11월 상원의 법안 가결을 계기로 문화원은 첫 ‘김치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2023년 현재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중심에는 현지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식당 수는 2015년 대비 약 1000% 이상 성장하는 성과를 이뤘다. 한국문화원은 “이번 ‘김치의 날’은 지난 10여년간 아르헨티나 내 한식 사업의 결과물이며, 한국의 식문화가 현지인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활로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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