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첫번째 주저자 겸 연구를 주도한 인천대학교 해양학과 김승규 교수와 연구진의 서북극해 미세플라스틱 연구활동 모습,  (제공: 인천대학교) ⓒ천지일보 2023.07.06.
왼쪽 첫번째 주저자 겸 연구를 주도한 인천대학교 해양학과 김승규 교수와 연구진의 서북극해 미세플라스틱 연구활동 모습, (제공: 인천대학교) ⓒ천지일보 2023.07.06.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인천대-극지연구소가 전 세계 해양 평균 현존량을 초과하는 미세플라스틱이 서북극해에 존재하고 그 중 90% 이상이 해저퇴적물에 축적돼 있음을 최초로 규명했다.

인천대학교 김승규 교수 연구팀은 6일 베링해를 통해 북태평양과 연결된 서북극해의 해빙(바다얼음), 해수, 해저퇴적물에 21만 톤(갯수로는 10 경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하며, 이 중 90% 이상인 19만 톤이 1930년 대 이후 퇴적된 해저퇴적물에 축적돼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 연구팀과 극지연구소 연구팀(소장 강성호)은 2016-2019년 국내 유일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타고 서북극해(Western Arctic Ocean)를 탐사해 해수, 해빙, 해저퇴적물에 잔류하는 미세플라스틱을 측정했다.

그동안 해양에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에 대한 국제적인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세플라스틱이 전 세계 해양의 어디에 주로 축적되는지는 정량적으로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이 조사를 통해 추정한 서북극해의 미세플라스틱 현존량은 전 세계 해양에 있는 평균 현존량을 초과하는 것으로써, 북극해가 더 이상 플라스틱 청정지역이 아닐뿐더러 오히려 미세플라스틱을 축적하는 지역임을 밝혀 낸 것이다.

연구팀은 여름철 해빙이 없는 지역과 해빙 후퇴선 지역을 비교해 조사해 해빙 후퇴선 지역의 해수와 해저퇴적물 모두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상대적으로 높게 축적되는 경향을 밝혔다.

이것은 여름에 녹지 않고 남아있는 해빙이 해류를 통해 이동한 미세플라스틱을 축적하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해빙후퇴선 근처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식물플랑크톤 등과의 응집체를 형성해서 해저퇴적물에 더 많이 침강해 축적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연구팀은 해저퇴적물 주상시료를 분석해 서북극해 해저퇴적물에 퇴적된 미세플라스틱이 1930년대부터 현재까지 연 3% 증가율을 갖고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왔음을 밝혔다. 이것은 북극해로의 미세플라스틱 유입이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과 비례해 증가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해 해빙은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여름철 해빙후퇴선 또한 북쪽으로 계속 이동하고 있다. 연구팀은 북극해로의 미세플라스틱 유입량 증가와 해빙후퇴가 맞물려 미세플라스틱 축적지역이 북극해 더 북쪽지역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해양에 유입된 이후 미세플라스틱이 북극해로 이동하고 퇴적되는데 걸리는 지연시간을 고려할 때, 해양으로의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지금 당장 극적으로 줄이거나 금지하더라도 향후 수 년 혹은 수십 년 동안 북극해의 미세플라스틱 오염은 줄어들지 않고 현재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인류 공동의 자산인 북극환경을 보호하고 더 큰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즉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2022년 케냐 나이로비에서 개최된 유엔 제5차 환경총회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기 위한 법적 구속력있는 국제협약’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으로 가장 저명한 학술지들 중 하나인 과학진보(Science Advances)의 2023년 7월호(주저자: 인천대학교 김승규 교수)에 ‘Arctic Ocean sediments as important current and future sinks for marine microplastics missing in the global microplastic budget’라는 제목으로 2023년 7월 5일에 게재 됐다.

국내연구자들만으로 구성된 해양 미세플라스틱 연구성과로는 최초로써 국내 연구진의 능력을 인정받은 쾌거라고 할 수 있다. 연구논문은 Science Advances 저널 싸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