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2시 발굴조사 현장 공개

발굴조사구역 전경과 주변 유적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6.29.
발굴조사구역 전경과 주변 유적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6.29.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역사 기록에는 남아있지만 실존 여부를 알 수 없던 ‘경주 미탄사지’ 사역(사찰이 차지하는 구역)과 규모가 확인됐다.

29일 문화재청과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문화재청 중요 폐사지 시·발굴조사 사업에서 ‘미탄(味呑)’명 기와가 출토되면서 삼층석탑과 함께 사찰의 위치를 확인했다. 이후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의 하나로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번에 미탄사의 사역과 배치가 확인됐다.

조사 결과 ‘미탄사’는 8세기 후반 기존 황룡사지 남쪽 신라방 내 가옥에서 사찰로 전환되어 13세기까지 운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역은 신라왕경 방리제 안에서 방내도로로 구획된 곳에 세로 약 160m, 가로 약 75m, 면적 1만 2000㎡로, 삼층석탑과 금당지를 비롯한 여러 동의 부속 건물과 원지(園池, 정원 안에 있는 연못), 담장, 우물, 배수로 등이 갖춰져 있었다.

사찰 영역은 삼층석탑과 금당으로 구성된 예불 공간, 승려들이 거주하는 승방과 부속 건물 등으로 구성된 생활공간, 그리고 원지 일원의 후원공간으로 나눠진 것으로 확인됐다.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6.29.
미탄사지 삼층석탑 전경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6.29.

특히 미탄사는 추정 문지-탑-금당이 남북으로 배치됐는데 금당이 탑의 중심축선상에 벗어나 있어 전형적인 신라왕경 내 사찰과는 다른 형태의 가람배치를 보인다. 이는 8세기 이후 신라왕경의 도시가람으로 지어진 귀족층의 원찰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통일신라시대 왕경 사찰 연구에 있어 학술적 의미가 크다.

미탄사지 금당지 전경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6.29.
미탄사지 금당지 전경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6.29.

이번에 처음으로 확인된 원지(약 33×28m, 약 900㎡)는 금당지 북서쪽에 위치하며, 동쪽 남북대로(大路)의 배수로에서 원지로 물이 흘러 들어가는 입수구를 갖췄다. 원지는 직선과 곡선호안으로 이뤄져 있는데, 호안의 동벽과 북벽은 강돌을 여러 단 쌓아 직선호안으로 만들었고 서벽과 남벽은 자연지형을 이용해 곡선호안으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형태의 미탄사 원지는 동궁과 월지, 구황동 원지, 용강동 원지와 함께 신라왕경 내 원지 연구에 있어 중요한 자료로 판단된다. 또한 기존 나말여초(신라 말기~고려 초기) 석탑으로 여겨지던 ‘경주 미탄사지 삼층석탑’의 하부 지정층을 조사한 결과 석탑이 8세기 후반에 건립되었음을 새롭게 확인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오는 30일 오후 2시 발굴조사 현장에서 경주 황룡사지 남쪽에 위치한 ‘경주 미탄사지 삼층석탑’ 주변 발굴조사 성과를 일반에 공개하는 설명회를 개최한다. 자세한 사항은 (재)불교문화재연구소로 문의하면 된다. 

통일신라시대 미탄사지 가람배치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6.29.
통일신라시대 미탄사지 가람배치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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