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관, 왕릉 역사 담아내
축소 모형도 직접 만지며 체험
격동의 현대사도 한눈에 배워

김포장릉 역사문화관 전경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6.26.
김포장릉 역사문화관 전경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6.26.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변덕이 심한 장마철이 찾아왔다. 폭염과 폭우가 전국적으로 예상되면서 어느 때보다 나들이 계획을 잘 세워야 하는 시기다. 이 계절 장마와 무더위가 주는 꿉꿉함에서 벗어나 시원한 실내에서 문화 관람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가족과 함께 역사 전시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소개해 봤다.

◆새단장한 김포 장릉 역사문화관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에 따르면, 김포 장릉 역사문화관이 기존의 설명 위주 전시에서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고 느끼는 체험형 전시시설로 개편해 27일 새롭게 문을 열었다. 김포 장릉은 인조(재위 1623~1649년)의 부모인 추존 원종(1580~1619년)과 인헌왕후 구씨(1578~1626년)의 능이다. 반정(1623년)으로 왕위에 오른 인조는 자신의 정통성을 드러내기 위해 부모를 추존(왕이나 왕비가 아닌 상태로 죽은 왕족이나 왕의 조상에게 사후에 왕이나 왕비의 지위를 주는 것)했다. 특히 왕족 신분으로 세상을 떠난 부모의 묘였던 ‘흥경원’을 ‘장릉’으로 승격시켰으며 왕릉의 형태도 새롭게 조성했다. 이러한 이유로 김포 장릉은 왕족의 무덤 형태인 ‘원’과 왕릉의 특징이 함께 나타나는 곳이다.

김포장릉 역사문화관 내부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6.26.
김포장릉 역사문화관 내부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6.26.

새롭게 단장한 김포 장릉 역사문화관은 ‘김포 장릉 알아보기’ ‘세계유산 조선왕릉 알아보기’ ‘소통마당’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역사문화관에서는 김포와 장릉, 능주의 생애, 장릉의 변화와 공간 특성, 왕릉을 관리하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다. 왕릉을 관리하던 관원과 군인이 어떻게 능을 보호하고, 각자 어떤 일을 했는지도 배울 수 있다. 또한 장릉이 포함된 세계유산 ‘조선왕릉’에 대해 폭넓게 알아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능과 원의 차이, 왕릉 석물의 특징을 축소모형을 직접 만져보며 체험할 수도 있다.

서울 의릉 역사문화관 전경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6.26.
서울 의릉 역사문화관 전경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6.26.

◆역사 담긴 서울 의릉 역사문화관

‘서울 의릉’의 역사와 가치를 담은 공간인 ‘서울 의릉 역사문화관’도 지난 21일 새로 개관했다. 의릉은 조선 20대 왕 경종(재위 1720~1724년)과 그의 두 번째 왕비 선의왕후 어씨(1705~1730년)의 능이다. 1724년 경종의 능이 먼저 조성되고 6년 후 바로 아래쪽으로 선의왕후의 능이 조성됐다. 이런 ‘동원상하릉(同原上下陵: 같은 언덕에 위아래로 능을 조성한 것)’ 형태는 조선왕릉 42기 중 의릉을 비롯해 효종(재위 1649~1659)과 인선왕후 장씨(1619~1674)를 모신 영릉(寧陵, 경기도 여주 소재)에서만 나타나는 특색이다.

의릉 역사문화관 내부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6.26.
의릉 역사문화관 내부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6.26.

의릉은 1961년 능역 안에 중앙정보부가 들어오면서 상당부분이 훼손됐다. 1995년 국가안전기획부(구 중앙정보부, 현 국가정보원)가 서초동으로 옮겨가며, 2003년부터 훼손됐던 대부분을 복원해 현재 상태에 이르렀다. 중앙정보부 청사는 헐렸지만, 1972년 남북 분단 이후 최초 합의인 ‘7.4 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된 강당은 역사적 상징성과 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4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체험관에서는 의릉의 능주인 경종과 그 역사를 비롯해 중앙정보부 강당과 ‘7・4 남북공동성명’, 의릉의 석물을 주제로 한 설명 자료와 영상을 관람하고 축소 모형을 직접 만져보며 체험할 수 있다.

사진으로 본 한미동맹 (제공: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천지일보 2023.06.26.
사진으로 본 한미동맹 (제공: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천지일보 2023.06.26.

◆한-미 양국 관계의 역사를 한눈에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한미동맹 70주년’과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141주년’을 맞아 한-미 양국 관계의 역사를 다양한 측면에서 재조명하는 전시를 마련했다.

숫자로 본 한미동맹 (제공: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천지일보 2023.06.26.
숫자로 본 한미동맹 (제공: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천지일보 2023.06.26.

지난 25일부터는 6.25전쟁과 관련해 한-미 양국 정부가 선정한 ‘한-미 참전 용사 10대 영웅’의 공적을 소개하는 ‘영웅을 기억하는 나라’ 전시를 공개했다.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맥아더 장군을 비롯해, 아버지는 미8군 사령관으로, 아들은 공군 조종사로 참전했던 밴 플리트 부자, 서울탈환 후 중앙청에 태극기를 게양했던 박정모 해병대 대령 등 영웅들의 얼굴을 3층 다목적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미국 리버티 뉴스(Liberty News)가 촬영·제작한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가조인식 장면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오는 7월에는 한국 대중문화와 한류를 돌아보면서 한-미 양국 간 대중문화의 상호영향과 교류를 살펴보는 특별전이 열린다.

ⓒ천지일보 2023.06.26.
제우스상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천지일보 2023.06.26.

◆고대 그리스와 로마를 배우다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서는 ‘그리스가 로마에게, 로마가 그리스에게’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세계적인 서양 고대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빈미술사박물관과 공동 기획한 전시는 2027년 5월 30일까지 4년간 열린다.

 에우로페를 납치하는 제우스를 그린 킬릭스.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천지일보 2023.06.26.
 에우로페를 납치하는 제우스를 그린 킬릭스.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천지일보 2023.06.26.

이 전시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를 모두 대상으로 하는 드문 전시이다. 2000년 이후 국내에서 열렸던 그리스, 로마 관련 전시는 대부분 그리스나 로마 중 한쪽에 집중했다. 물론 그리스를 주제로 한 전시에도 필연적으로 로마 시대 작품이 다량 포함됐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처음부터 그리스와 로마 두 문화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두 나라의 신화와 문화를 살펴보려 한다는 점에 차별점이 있다. 전시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문화를 신화의 세계, 인간의 세상, 그림자의 제국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나눠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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