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 에그라이크 파운데이션 모델컷. (제공: LG생활건강)
프레시안, 에그라이크 파운데이션 모델컷. (제공: LG생활건강)

[천지일보=조혜리 기자] 엔데믹 이후 환경 지속 가능성, 기후변화, 인권, 동물복지 등 윤리적 가치가 떠오르면서 소비 습관이 바뀌고 있다.

특히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색조 화장품 수요가 늘자 소비자는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비건 화장품’에 지갑을 활짝 연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마켓컬리가 런칭한 뷰티 서비스 ‘뷰티컬리’에 따르면 비건 관련 제품 판매량은 올해 1~4월 기준 전년 대비 약 2.9배 증가했다. 특히 섀도우, 블러셔 등 비건 색조 메이크업 카테고리 판매량은 4.6배 늘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비건은 고기와 유제품 등 동물에게서 얻은 식품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에 국한되는 것으로 통했다. 하지만 지금은 패션, 뷰티 등 생활 전반에서 환경보호와 동물복지 등 가치 소비를 위한 친환경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화장품의 경우 그간 동물실험 등의 논란이 있어 온 만큼 비건 제품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국비건인증원은 국내 비건 화장품 시장 규모가 오는 2025년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했다. 비건 화장품은 지난 2013년 1600억원에서 지난해 5700억원으로 4배 가까이 커졌다.

이렇게 커진 비건 화장품에 국내 최초 발을 디딘 생활문화기업 LF의 컨템퍼러리 비건 뷰티 브랜드 ‘아떼’는 지난 2년간 연평균 약 204%의 매출 신장률을 올리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LG생활건강도 지난해 6월 비건 메이크업 브랜드 ‘프레시안’을 선보였다. 프레시안은 비건 인증받은 제품으로만 구성됐다.

론칭 당시 프레시안 관계자는 “프레시안은 고객들의 경험과 가치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비건 브랜드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스며드는 브랜드로 남고 싶다”며 브랜드의 지향점을 전달했다.

톤워크 비건 150+ 파운데이션과 톤워크 비건 150+ 파운데이션 투고. (제공: 아모레퍼시픽)
톤워크 비건 150+ 파운데이션과 톤워크 비건 150+ 파운데이션 투고. (제공: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비건 뷰티 브랜드 ‘톤워크’를 인공지능(AI) 로봇을 접목해 경쟁에 뛰어들었다. AI 로봇이 개개인의 피부 색상에 최적화된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파운데이션과 쿠션)을 무려 600가지 옵션으로 즉석에서 제안·제조해 준다.

대표 제품은 ‘비건 150+ 파운데이션’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톤워크 체험 공간을 늘리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이어갈 방침이다.

백화점 업계 최초로 비건 뷰티 편집숍인 비클린을 마련한 현대백화점은 매출에서 폭발적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비클린은 더현대 서울에 1호 매장을 낸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0월과 12월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목동점에 2·3호점을 오픈하며 매장을 확대하고 있으며, 매출도 현대백화점 전체 화장품 매장의 평균치보다 약 두 배 이상 높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비건 지향 메이크업 브랜드 아워글래스도 올해 1~3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했다.

비건 뷰티에 대한 국내 소비자 인식도 긍정적이다. 최근 모바일 뷰티 플랫폼 화해가 발표한 ‘2023 예상 뷰티 트렌드’에 따르면 환경과 비건 등에 관련한 검색량은 지난 2년간 3.6배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MZ 세대뿐 아니라 소비 중심 자체가 지속 가능성의 환경 중시, 동물복지 등을 생각하는 트랜드로 바꿨다”며 “앞으로 비건 뷰티의 성장세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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