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더위에 모기 성장 속도와 활동 빨라져
방역당국 “보건소 진단 역량 회복된 착시현상”

모기. (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모기. (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올해 말라리아에 확진된 환자가 14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배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때 이른 더위에 모기 성장 속도와 활동이 빨라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코로나19 엔데믹 영향으로 보건소의 말라리아 진단 역량이 회복됐기 때문에 발생한 ‘착시효과’가 더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질병관리청(질병청)의 2023년 22주차 말라리아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국내발생 104명, 해외유입 40명 등 144명이 말라리아에 확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9명에 비해 3.7배 많다. 주간 확진자 수는 18주차부터 5명→12명→17명→27명→30명으로 4주 연속 증가세다.

국내 발생 확진자 인적사항을 살펴보면 남성이 86명(82.7%), 여성은 18명(17.3%)이다. 민간인이 84명, 현역·제대군인이 20명이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68명(65.4%)으로 가장 많고 인천 14명(13.5%), 서울 9명(8.7%) 순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파주시와 김포시에 처음으로 ‘말라리아 경보’를 발령했다. 말라리아 위험지역 경보 발령 체계는 올해 처음 도입됐다. 확진자가 3명 이상이면 지역사회 유행을 차단하기 위해 시군구에 경보를 발령한다.

방역 당국은 올해 진단 역량이 늘어나면서 환자 수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황경원 질병청 인수공통감염병관리과장은 “올해 국방부와 함께 (군부대) 말라리아 환자 조기 발견에 적극 나서기로 한 바 있다”면서 “코로나19 진단에 투입됐던 보건소 인력이 말라리아 진단에 투입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에는 559명이 확진됐으나, 코로나 발생 이후인 2020, 2021년 각각 385명, 294명으로 줄었다. 지난해엔 420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말라리아 매개모기 감시현황을 살펴보면 평균 0개체가 확인됐으며 이는 평년 동기간과 동일하다.

질병청이 올해 지자체에 매칭 지원한 말라리아 방역 예산은 9억 3000만원 수준이다. 방역 당국은 말라리아 확산 우려가 커진 만큼 군집추정 지역을 중심으로 조기발견과 방제 관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8일 발표한 ‘제3차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기본계획(2023~2027)’에는 서울·경기남부 등 18개 시·군·구도 잠재적 위험지역으로 정해 관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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