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흥 키조개축제 4일 개최
경기도 수원서 온 관광객 “아쉽다”
기상 악화 비에 축제 차질 생겨
상인들 비 소식에 장사도 안돼
관광객들 “미리 대책 마련했으면”
7일까지 비 또는 흐림 대안 필요

[천지일보 장흥=천성현 기자] 4일 전남 장흥군 안양면 수문항 일원에서 열린 ‘제20회 정남진 장흥 키조개 축제’ 행사장 주무대와 관객석에는 어떠한 공연도 진행되지 않고 관람석 또한 앉은 이가 없다. ⓒ천지일보 2023.05.05.
[천지일보 장흥=천성현 기자] 4일 전남 장흥군 안양면 수문항 일원에서 열린 ‘제20회 정남진 장흥 키조개 축제’ 행사장 주무대와 관객석에는 어떠한 공연도 진행되지 않고 관람석 또한 앉은 이가 없다. ⓒ천지일보 2023.05.05.

[천지일보 장흥=천성현 기자]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전국에 비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규모 행사를 기획했던 지자체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된 가운데 전남 장흥군은 키조개축제를 강행해 관광객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경기도 수원에서 왔다는 김성길(가명, 43, 남, 수원시 팔달구)씨는 “멀리서 왔는데 이렇게 돌아가게 돼 아쉽다”며 “비가 내리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미리 대책을 마련했더라면 이렇게 헛걸음은 안 할 텐데 좋은 추억을 남기지 못하고 간다”고 안타까워했다.

광주광역시에서 온 안성규(57, 남, 서구 금호동)씨도 “젊었을 때 친구들과 조개도 구워 먹고 고기도 구워 먹은 추억에 왔는데 비가 내려 행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축제장에는 만들기 체험을 하는 공간도 있었지만, 텅 비어 있었다. 관계자는 “아직 체험을 한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했다.

[천지일보 장흥=천성현 기자] 4일 전남 장흥군 안양면 수문항 일원에서 열린 ‘제20회 정남진 장흥 키조개 축제’ 행사장에 지역 특산물 구매 공간이 마련됐지만 찾는 관광객을 보기 힘들다. ⓒ천지일보 2023.05.05.
[천지일보 장흥=천성현 기자] 4일 전남 장흥군 안양면 수문항 일원에서 열린 ‘제20회 정남진 장흥 키조개 축제’ 행사장에 지역 특산물 구매 공간이 마련됐지만 찾는 관광객을 보기 힘들다. ⓒ천지일보 2023.05.05.

체험 공간 근처에는 지역 특산물을 구매하는 공간도 마련됐지만 찾는 관광객은 보기 힘들었고 축제가 시작됐음에도 천막조차 올리지 않고 있는 곳들도 많았다.

이곳에서 장사할 예정이었던 박상기(가명, 50대, 남)씨는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축제 첫날인데 비가 와서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상인은 “축제라고 해서 자릿세를 내고 장사하고 있는데 비 때문에 자릿세도 남지 않을 것 같다”며 “날씨 보니까 계속 비 온다고 하던데 걱정”이라고 말하며 천막에 쌓은 빗물만 쓸어냈다.

[천지일보 장흥=천성현 기자] 4일 전남 장흥군 안양면 수문항 일원에서 열린 ‘제20회 정남진 장흥 키조개 축제’ 행사장 앞 상가 사람들이 없고 천막이 내려가 있다. ⓒ천지일보 2023.05.05.
[천지일보 장흥=천성현 기자] 4일 전남 장흥군 안양면 수문항 일원에서 열린 ‘제20회 정남진 장흥 키조개 축제’ 행사장 앞 상가 사람들이 없고 천막이 내려가 있다. ⓒ천지일보 2023.05.05.

일찍 문을 닫고 정리하는 상인도 있었다. 김선곤(가명, 60대, 남)씨는 “사람들이 많이 올 거라고 기대하고 아침부터 나왔는데 한 명도 찾아오지 않아서 오늘은 그냥 들어갈 것”이라며 “비가 그치면 다시 열 생각”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렇듯 한창 흥미진진해야 할 축제장이 한산할 뿐 아니라 그나마 찾은 관광객의 발길도 돌리고 있어 적막마저 느껴졌다. 축제장 내엔 트로트 노래만 크게 울릴 뿐이었다.

축제장 주무대에는 ‘제20회 정남진 장흥 키조개 축제’라는 화면만 비치고 있었으며 어떠한 공연도 진행되지 않았다. 관람석 또한 앉은 이가 없었다.

[천지일보 장흥=천성현 기자] 4일 전남 장흥군 안양면 수문항 일원에서 열린 ‘제20회 정남진 장흥 키조개 축제’ 행사장 앞 공연장 관람석은 비어 있다. ⓒ천지일보 2023.05.05.
[천지일보 장흥=천성현 기자] 4일 전남 장흥군 안양면 수문항 일원에서 열린 ‘제20회 정남진 장흥 키조개 축제’ 행사장 앞 공연장 관람석은 비어 있다. ⓒ천지일보 2023.05.05.

비가 강하게 내리는 축제장에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키조개를 활용한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을 방문해 음식을 맛보는 것뿐이었다.

이승용(가명, 50대 후반, 남, 순천시)씨는 “비가 오니 할 수 있는 게 먹는 것밖에 없다”며 “키조개 축제 왔다가 철쭉을 보러 갈 예정이었는데 비가 와서 곧바로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해 20회를 맞은 장흥 키조개 축제는 오는 7일까지 전남 장흥군 안양면 수문항 일원에서 열린다. 그러나 기상예보에 따르면 연휴 내내 비가 내리거나 흐릴 예정이다. 전라남도 일부 지역에는 강풍예보와 호우예보도 내린 상태다.

[천지일보 장흥=천성현 기자] 4일 전남 장흥군 안양면 수문항 일원에서 열린 ‘제20회 정남진 장흥 키조개 축제’ 행사장 식당에서 김성 장흥군수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05.
[천지일보 장흥=천성현 기자] 4일 전남 장흥군 안양면 수문항 일원에서 열린 ‘제20회 정남진 장흥 키조개 축제’ 행사장 식당에서 김성 장흥군수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5.05.

축제장을 찾은 김성 장흥군수는 “장흥의 자랑인 키조개의 맛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변함없다”며 “주말에 제암산 철쭉제에 들러 아름다운 꽃을 보고 다시 키조개를 먹으면 더 맛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하나둘 떠나고 있었고 생각보다 비싼 음식값에 대해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키조개를 구매하고 자리를 막 뜬 정미현(40대, 여, 여수시 서교동)씨는 “축제장에 온 지 한 시간 정도 된 것 같은데 음식만 먹고 다른 것은 아무것도 못하고 돌아간다”며 “뭔가 다른 것도 할 수 있는 대책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겠나”고 꼬집었다.

[천지일보 장흥=천성현 기자] 4일 전남 장흥군 안양면 수문항 일원에서 열린 ‘제20회 정남진 장흥 키조개 축제’ 행사장 거리에는 사람이 없어 한산하다. ⓒ천지일보 2023.05.05.
[천지일보 장흥=천성현 기자] 4일 전남 장흥군 안양면 수문항 일원에서 열린 ‘제20회 정남진 장흥 키조개 축제’ 행사장 거리에는 사람이 없어 한산하다. ⓒ천지일보 2023.05.05.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