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만든 경관 순천만습지
순천만 저녁 감상할 수 있어
오천그린광장 어린이날 행사
다채로운 콘텐츠 누구나 즐겨
맛조개·미나리김치 등 먹거리
봄 향 가득 따뜻한 추억 선사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린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가정의 달인 5월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가 열린다. 사진은 오천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 전경.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5.02.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린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가정의 달인 5월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가 열린다. 사진은 오천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 전경.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5.02.

[천지일보 순천=김미정 기자]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정원박람회)가 열린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5월 1일 기준 총관람객이 264만 9962명을 기록했다. 가정의 달인 오월 가족이 다 같이 순천 국가정원의 드넓은 광장을 누비며 순천의 맛깔스러운 음식도 맛보고 따뜻한 추억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정원박람회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놓쳐서는 안 될 곳도 있다. 세계 5대 연안습지 중 하나인 순천만갯벌이다. 정원박람회의 주무대인 국가정원도 순천만습지의 항구적인 보존을 위해 만들어진 전이 공간이기도 하다. 2013년 정원박람회를 계기로 조성된 국가정원은 10년 동안 순천만습지를 지키는 에코벨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인 순천만습지의 갈대밭.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5.02.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인 순천만습지의 갈대밭.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5.02.

◆잘 보존된 일몰 맛집 ‘순천만습지’

순천만국가정원이 인간이 만든 최고의 경관이라면 순천만습지는 자연이 만든 최고의 경관이다. 8천년 역사를 지닌 순천만은 지난 2006년 람사르습지에 등록됐으며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에도 등재된 자연명소 중 하나다.

각종 염생식물과 흑두루미·노랑부리저어새와 같은 멸종위기종 등 250여종의 조류가 서식하는 생태의 보고이기도 하다. 2022년에는 전세계 흑두루미의 90%가 월동하는 이즈미시에서, AI를 피하려는 흑두루미가 순천만으로 역유입되면서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무진교를 건너 170만평(561만 9834.71㎡)에 펼쳐진 갈대숲 사이로 탐방로를 걷다 보면, 일상에 누적된 스트레스가 바람에 함께 날려가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S자 갯골 수로와 일몰이 펼쳐지는 용산전망대는 전국에서 무거운 카메라를 이고 지고 몰려드는 출사지로 유명하다. 기상 환경이 좋은 날 방문한다면, 오랜만의 나들이에 뻐근해진 다리조차 잊을 만큼 아름다운 순천만의 저녁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순천만습지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일몰.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5.02.
순천만습지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일몰.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5.02.

◆반려동물 놀이터 운영하고 있어

순천시는 반려동물과 함께 나들이에 나선 시민과 관람객을 위해 습지 입구에 반려동물 놀이터도 운영하고 있다.

국가정원 서문에서 운영하는 반려견 놀이터는 보호자 없이 전문가가 반려견을 돌보는 시스템이지만, 습지 반려동물 놀이터는 보호자가 상주해야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체고에 따라 중·소형견 놀이터와 대형견 놀이터가 나뉘어 있으며 체고 측정은 놀이터 사무실에서 할 수 있다.

반려동물 놀이터를 이용하는 한 시민은 “그동안 반려동물 관련 시설이 너무 없어서 목줄을 풀어놓고 마음껏 뛰어놀려면 애견카페를 가야 했는데, 반려동물 놀이터가 생긴 후로 습지에 자주 오게 된다. 강아지가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타지에서 찾아온 관람객만이 아니라 반려동물을 기르는 순천시민들에게도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마음 편한 쉼터가 생긴 셈이다.

2023정원박람회가 열리는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가족들.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5.02.
2023정원박람회가 열리는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가족들.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5.02.

◆가정의 달 다양한 행사 마련돼

(재)순천만국가정원박람회조직위원회(조직위)는 5월 5일 어린이날 2005년 이후(2005년생 포함) 출생한 청소년, 어린이 등에게 무료입장 혜택을 제공한다. 무료 대상자는 청소년증, 여권, 등본(청소년증, 여권이 없는 영·유아 해당) 등 나이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지참하면 별도의 티켓 발매 없이 게이트에서 본인 확인 후 입장이 가능하다.

가정의 달 황금연휴를 맞아 조직위에서는 오천그린광장에서 펼쳐지는 세대별 맞춤 특집 공연을 무료로 기획하고 있다. 5월 5일 오후 2시에는 대한민국 대표 마술사 최현우의 마술쇼가 펼쳐진다.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마술쇼는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감동과 행복의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네덜란드 정원.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5.02.
네덜란드 정원.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5.02.

또 어린이날을 맞아 제101회 어린이날 행사가 오천그린광장에서 열린다.

올해는 ‘놀다가든(garden), 쉬다가든(garden), 정원과 함께하는 어린이’라는 주제로 ‘지구를 지켜라’라는 행사를 추진한다. 행사장을 ‘대자보(대중교통·자전거·보도)’로 방문하면 확인 후 행사장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는가 하면 친환경 재생 비닐봉투 사용 등으로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행사를 진행한다. 댄스와 퍼포먼스 공연의 식전·후 공연과 7가지 프로그램의 명랑운동회, 어린이 벼룩시장 꼼지락마켓, 그림그리기 대회 및 다양한 체험·판매부스가 운영된다.

순천시 관계자는 “올해는 정원박람회와 연계한 행사를 위해 장소부터 고민과 준비를 많이 했다”며 “4년 만에 개최되는 어린이날 행사인 만큼 신청 문의가 정말 많았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넓은 잔디광장을 누비며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뿐만 아니라 최현우 매직쇼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니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키즈가든에 노을이 지고 있는 모습.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5.02.
키즈가든에 노을이 지고 있는 모습.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5.02.

오는 6일 오후 2시에는 EBS 마스코트 펭수와 함께하는 가족 도전 기네스 행사가 열리며, 정원박람회 홍보대사인 트로트가수 장송호가 오프닝 공연으로 행사를 빛낸다. 오후 7시부터는 가든뮤직페스티벌이 열린다. 퓨전국악밴드인 ‘경지’, 재즈보컬 유혜린과 함께하는 강승훈 퀄텟, 세계 합창올림픽 금메달을 휩쓴 ‘하모나이즈’가 출연해 드넓은 정원을 천상의 소리로 가득 메울 예정이다. 오는 7일 저녁 7시에는 부모님을 위한 효도 선물로 트로트 한마당이 준비돼 있다. 미스터트롯의 주역 ‘정동원’과 ‘장민호’, 트롯전국체전의 ‘설하윤’이 무대에 오른다. S급 트로트 가수들의 출동이 알려지자 전국에 포진된 팬클럽에서 정원박람회를 배경으로 해당 가수의 플레이리스트를 유튜브에 게시하거나, 순천 관내에 현수막을 거는 등 벌써 그 열기가 심상치 않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방문한 관광객들.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5.02.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방문한 관광객들.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5.02.

정원박람회 홍보대사인 배일동 명창과 재즈 뮤지션이 협연하는 크로스오버 콘서트도 오는 27일 오후 5시 잔디광장에서 열린다. 우아하게 절제된 한국 전통 음악의 아름다움과 자유롭고 풍부한 재즈의 선율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음악의 세계로 초대할 예정이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가정의 달을 맞아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준비했다”며 “5월에는 어디 갈까 고민하지 마시고, 우리 아이들도 즐겁고 부모님도 만족해하실 정원으로, 순천으로 오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순천 맛조개탕.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5.02.
순천 맛조개탕.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5.02.

◆청정 순천만의 봄맛 담백한 풍미 일품

알이 굵고 쫄깃한 육질을 자랑하는 순천만 맛조개는 특유의 담백한 풍미가 일품이다. 잘 해감된 맛조개를 찜기에 넣고 찌면 맛조개찜으로, 물만 부어 끓여주면 그 자체로 시원한 맛조개탕이 된다. 살짝 데친 맛조개 껍데기를 일일이 까는 수고로움이 살포시 더해지면 새콤달콤 갖은양념에 버무린 맛조개무침이 완성된다. 순천 낙안이나 도사 땅에서 자란 아삭한 오이나 풍미 좋은 순천만 미나리, 어느 쪽과 함께 버무려도 맛의 화룡점정을 찍을 순천만의 봄맛이다.

순천만 미나리김치.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5.02.
순천만 미나리김치.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5.02.

순천만 미나리도 순천을 대표하는 친환경 농산물이다.

순천만 일대 60여 농가가 농사짓는 순천표 미나리는 꼬막미나리초무침, 미나리떡갈비, 미나리삽겹살, 오리탕 곁들임 메뉴 등 다채롭게 사랑받는 농작물이다. 순천에선 미나리를 오래전부터 김치로 즐겨왔다. 펄펄 끓는 물에 넣고 살짝 데친 미나리를 찬물에서 재빨리 씻어내 먹기 좋은 크기로 썬 후 물기를 꾹 짜준다. 미나리김치 양념의 포인트는 젓갈이다. 갈치나 멸치액젓에 고춧가루를 풀고 마늘, 새우젓 등을 잘 섞어 되직하게 준비한다. 양념에 미나리를 살살 풀며 조물조물 무쳐주면 향긋하고 아삭한 순천만 미나리김치가 완성된다.

냄비에 푹 삶은 고사리를 푹신하게 깔고 정어리를 올린 후 양념장을 덮어 끓여낸 정어리쌈밥.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5.02.
냄비에 푹 삶은 고사리를 푹신하게 깔고 정어리를 올린 후 양념장을 덮어 끓여낸 정어리쌈밥.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5.02.

바다의 내음 담은 도다리와 땅의 기운을 품은 쑥이 만나 봄의 시작을 알린다는 도다리쑥국은 생선 뼈 우린 육수로 진하게 끓여도 좋고, 은은한 된장에 들깻가루 풀어 구수하게 끓여도 그만이다. 정어리는 봄에 가장 최고로 연하고 맛있다. 냄비에 푹 삶은 고사리를 푹신하게 깔고 살이 통통 오른 정어리를 올린 후 양념장을 골고루 덮어준다. 송송 썬 대파에 양파, 칼칼한 맛을 더할 청양고추와 방아잎을 올리면 눈으로 한 번, 입으로 두 번 봄의 풍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순천 닭구이.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5.02.
순천 닭구이.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5.02.

순천식 닭구이도 추천한다. 순천 서면 청소골에는 한양으로 가는 옛길 ‘관문길’이 있었는데, 과거 보러 가는 선비들이 들르는 청소골 주막에선 그들의 장원급제를 기원하며 마늘과 소금 등의 간단한 양념을 한 닭구이를 내었다 전해진다. 이후 산새 좋은 청소골에는 풍경 좋은 계곡마다 산장들이 들어서며 닭구이골이 됐다. 순천식 닭구이는 싱싱한 생닭에 마늘, 소금 등의 양념을 발라 재어뒀다가 숯불에 올려 즉석에서 구워 먹는다.

맛깔스런 음식들을 먹고 나면 순천 매화꽃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진한 매실차와 매실 디저트로 봄의 기운을 맘껏 누려보길 추천해 본다.

매실양갱(왼쪽)과 매실마카롱(오른쪽).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5.02.
매실양갱(왼쪽)과 매실마카롱(오른쪽).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3.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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