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유명순 교수 천명 설문
40% “엠폭스 아는 정보 없다”
국민 엠폭스 이해도 50% 이상
국내 유행 위험 인식 평균 이하
적극적인 방영당국 소통 필요
확진자 5명 추가돼 누적 47명

국내 두번째 엠폭스 감염자가 발생했던 지난해 9월 4일 오후 인천공항 출국장 내 전광판에 원숭이 두창 감염에 대한 안내가 표시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국내 두번째 엠폭스 감염자가 발생했던 지난해 9월 4일 오후 인천공항 출국장 내 전광판에 원숭이 두창 감염에 대한 안내가 표시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국내 엠폭스(원숭이두창) 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국민 10중 4명은 관련 정보에 대해 이해도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엠폭스 백신·치료제 등에 대한 이해도 역시 낮은 편이어서 과도한 불안 해소를 위해서는 더욱 적극적인 방역당국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은 1일 한국리서치와 공동으로 ‘엠폭스 인식’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지난 4월 21~24일까지 온라인 웹 조사를 통해 지역별, 성별, 연령별 비례할당추출 방식으로 전국의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3.10%p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에서 이용 가능한 엠폭스 치료제는 없다’는 질문에 55.4%가 ‘모르겠다’를 선택했다. 정답률은 19.7%, 오답률은 24.9%로 오답률이 더 높았다. 백신에 관한 질문에서도 53.6%는 ‘모르겠다’를 골랐고 정답률은 15.2%, 오답률이 31.2%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에는 엠폭스 치료제인 테코비리마트와 백신인 진네오스가 확보돼 있다.

반면 엠폭스의 전파 경로나 감염 시 증상 등에 대한 질문에는 정답률이 50%를 웃돌았다.

엠폭스 국내 감염 현황을 비교적 정확히 알고 있다는 응답은 32.1%였고, 엠폭스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27.9%), 엠폭스 고위험 상황은 무엇인지(26.0%), 공식적인 정보나 지침은 어디서 얻을 수 있는지(17.1%) 등을 정확히 아는 사람들의 비율은 그보다 낮았다.

이번 조사에서 국내 엠폭스 유행 가능성(5점 만점에 평균 2.75점)이나 내가 감염될 가능성(2.13점)에 대한 위험 인식은 보통(3점)보다 낮게 나타났다. 또 국내 엠폭스 유행에 대한 위험 인식에서도 발생 가능성은 평균 2.75점, 심각성은 2.96점, 두려움은 2.85점으로 전 문항에서 ‘보통(3점)’ 이하 수준을 보였다. 엠폭스 이해도가 높을수록 위험 인식이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와 함께 방역당국의 엠폭스 대응을 ▲확보한 진단검사법, 백신, 치료제 등을 엠폭스 고위험군 및 노출군 등에게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엠폭스 관련 위험정보, 예방적 행동요령 등을 더 많이 알리고 소통해야 한다 ▲엠폭스 환자가 낙인이나 차별을 받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지역사회의 참여와 협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 등 4가지 영역으로 제시했을 때 중요도 평균 점수는 각각 4.02점, 4.06점, 3.92점, 4.04점으로 모두 ‘중요하다(4점)’ 수준을 보였다.

유명순 교수는 “엠폭스는 개인 감염이나 국내 유행 측면에서 모두 낮음에서 보통 이내 수준의 위험으로 인지되고 있다”며 “당국과 전문가들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반 국민의 엠폭스 대응 효능감을 높일 구체적인 행동요령 정보와 소통 강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1일 국내 엠폭스 확진자가 5명 더 늘어 누적 47명이 됐다고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과 29일 각각 1명, 30일 3명 등 43∼47번째 엠폭스 확진 환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신규 확진자는 모두 내국인이고 거주지는 서울 3명, 충남 1명, 부산 1명이다.

이 중 4명은 본인이 직접 질병청 콜센터(1339)에 신고했고, 나머지 1명은 의료기관에서 신고된 사례다. 신규 확진자들의 주요 증상은 발진, 발열 등이며 전반적인 상태는 양호한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엠폭스는 국내에서 지난해 6월 처음 발생했으며, 우리나라는 엠폭스 치료제인 항바이러스제 504명분, 백신 5000명분을 지난해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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