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외국인 관광객 90만 이상 방한
면세점·아울렛 등에 단체 관광객 방문
유통가, 편의시설 확충에 서비스 마련
소상공인 “힘들었던 상권 나아질 수도”
업계 “K-문화 열풍으로 관심 많아져”

프리미엄아울렛에 방문한 외국인. (제공: 현대백화점)
프리미엄아울렛에 방문한 외국인. (제공: 현대백화점)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최근 하늘길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됐던 외국인 관광 수요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유통업계의 외국인 매출이 증가하는 등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다음달에는 필리핀 부활절, 태국 쏭크란 등 동남아 연휴가 몰려 있어 더 많은 해외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 한국에 입국한 관광객은 43만 4429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30.8% 급증했다. 2월에는 47만 9248명이다.

2023년 1~2월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 수도 전년 대비 6배 늘어나는 등 역대 최대인 10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월 대비 15%가량 늘어난 수치다.

실제 지난 20일 태국 건강식품 회사 메데스(Medes) 직원 약 330명이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찾았다.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김포점에는 지난 21일 태국 단체 관광객 350명이 방문했으며 오는 4월 7일에도 인천항 크루즈를 통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송도점을 찾을 예정이다.

풀린 날씨와 더불어 길거리 곳곳에는 외국인들도 많이 보였다. 대학가에 위치한 한 화장품 가게를 들렀던 안나(38, 여)는 “떡볶이와 김치를 먹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한국이라는 나라에 관심이 생겼다. 처음에는 음식이 맛있어서 좋았는데 한국에 대해 찾다 보니 여성들의 피부도 너무 좋아서 화장품에 대해서도 찾아보게 됐다”며 “며칠 전 한국에 친구랑 놀러 와서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구경하고 있는데 마침 여기 화장품 파는 곳도 있어서 들렀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있냐’는 질문에 안나는 “아직 잘 몰라서 말은 못 하겠다”며 “이틀 뒤면 다시 돌아가는데 맛있는 것도 먹고 구경도 더 많이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대학가에서 한 옷집을 운영하는 김(40대, 여)씨는 “요즘 날씨도 많이 좋아졌을뿐더러 외국인들이 눈에 띄게 보인다”며 “코로나19도 점점 끝이 보이는 것 같고 해외나 국내나 여행 다니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힘들었던 상권들이 이제 좀 나아질 수 있겠다는 기대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눈에 띄게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 유통업계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극 움직이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동남아 관광객을 위한 매장 내 언어별(태국·베트남어) 쇼핑 컨시어지, 인기상품별 쿠폰이 포함된 동남아 언어별 리플렛 등을 배치하고 각종 K패션·뷰티 브랜드 라인업 강화에 힘쓰고 있다.

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 매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조선미녀’ 브랜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제공: CJ올리브영)
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 매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조선미녀’ 브랜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제공: CJ올리브영)

현대백화점은 인천관광공사와 함께 송도점 인근에 관광과 환율 정보를 제공하는 키오스크를 설치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편의 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김포점에는 외국인 고객 전용 라운지 설치도 검토 중이다.

또한 한 편의점의 작년 해외 관광객이 주로 사용하는 선불 유심 매출은 전년 대비 394% 급증했다. 이에 편의점도 관련 서비스를 선보여 고객 잡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마트24는 해외 여행객의 쇼핑 편의를 위해 ‘부가세 환급 서비스’를 3년 만에 재개한다. 우선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상권을 중심으로 해당 서비스를 적용하고 향후 가맹점의 요청에 따라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알리페이, 알리페이 플러스, 위쳇페이, 유니온페이, 애플페이 등 다양한 결제 수단을 운영 중이며 비자·마스터·아멕스·JCB 등 간편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동이나 을지로, 이태원과 같은 곳에서도 코로나19 이후 이제야 점점 외국인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며 “코로나19 동안 K-문화 열풍 확산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우리나라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등 단체 관광객들도 점차 늘어나면서 업계도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준비에 나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면세점이나 백화점과 같은 곳은 직접적인 연관이 많아 더욱 발 빠르게 맞이할 준비에 나설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정부도 외국인 관광객 방한 대비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참석해 “음식, 숙박 분야의 소비와 관광을 팬데믹(글로벌 대유행) 이전으로 되돌릴 여건이 이제 만들어지고 있다”며 “비자 제도를 보다 편리하게 개선하고 항공편도 조속히 늘려나가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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