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최근 국보승격 가치조사
市, 155억원 투입, 복원·환경정비
“시대의 기쁨과 아픔 오롯이 품어”
“세월 함께 한 밀양시민의 자존심”

경남 밀양시가 조선 후기의 대표적 건축물인 영남루의 국보 승격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사진은 김영환 작가가 촬영한 영남루 전경. (제공: 밀양시) ⓒ천지일보 2023.03.28.
경남 밀양시가 조선 후기의 대표적 건축물인 영남루의 국보 승격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사진은 김영환 작가가 촬영한 영남루 전경. (제공: 밀양시) ⓒ천지일보 2023.03.28.

[천지일보 밀양=윤선영 기자] 경남 밀양시가 조선 후기의 대표적 건축물인 영남루의 국보 승격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밀양시는 지난 17일 문화재청 및 문화재위원의 영남루 국보 지정가치 조사를 위한 현지실사가 진행됐으며 심의를 거쳐 국보 승격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고 28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영남루는 고려말인 1365년 밀양에 지군사(知郡事)로 내려온 김주에 의해 관영 누각으로 중창된 이후 650여년 동안 건축형식을 단절 없이 계승 발전시켜 온 목조 누각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 누각 건축연구의 귀중한 자료이자 문화유산으로 특별한 보호 가치가 있으며 인류문화의 관점에서도 국보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

또한 현존하는 누각 중에서 크고 웅장한 외관, 중앙에 규모가 큰 누각인 대루를 두고 그 좌우에 능파각, 여수각, 침류각을 배치해 타 누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뚜렷한 특징을 지녀 빼어난 건축미를 자랑한다.

시는 2014년 국보승격을 신청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3년 뒤인 2017년 또 한차례 신청했으나 문화·역사·건축학적 가치 재조명을 위한 문헌 및 자료를 추가 조사하기 위해 국보신청 서류를 회수할 수밖에 없었다.

경남 밀양시가 조선 후기의 대표적 건축물인 영남루의 국보 승격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사진은 오상국 작가가 촬영한 영남루 전경. (제공: 밀양시)  ⓒ천지일보 2023.03.28.
경남 밀양시가 조선 후기의 대표적 건축물인 영남루의 국보 승격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사진은 오상국 작가가 촬영한 영남루 전경. (제공: 밀양시)  ⓒ천지일보 2023.03.28.

2021년에는 영남루 국보승격을 위한 학술용역을 진행하고 이듬해인 2022년 5월 문화재청에 국보승격 신청서를 제출해 횟수로는 세 번째 도전이다.

이달 진행된 실사 현장에는 문화재청 및 문화재위원 외에도 장병국 경남도의회 의원, 정정규 밀양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시의원과 밀양향교(전교 김명환), 성균관유도회밀양지부(지부회장 이원효), 예림서원(서원장 이동인) 등 지역의 유림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밀양문화원(원장 손정태)과 산하 향토사연구소(소장 한태인), 영남대로복원위원회(위원장 최광호) 등 영남루 국보 승격을 염원하는 시민 단체와 영남루를 가까이 접하고 있는 내일동 주민 및 일반 시민들도 현장에 참여해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시민 대표가 영남루 국보 승격의 염원이 담긴 편지글을 직접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에게 전달해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밀양시의회(의장 정정규)에서는 2022년 제238회 정례회 주요 안건으로 밀양 영남루 국보 승격 대정부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해 문화재청 등 관계기관에 보냈다.

지난해 9월 28일부터 10월 2일까지 5일 동안, 제7회 대한민국 사진축전이 열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는 한국사진작가협회 밀양지부 주관으로 국보승격의 염원을 담은 ‘밀양 영남루 국보승격 기원전’을 개최했다. 사진전은 방문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으며 출품된 사진들은 현재 밀양시청 갤러리에 전시돼 시민과 방문객에게 영남루의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다.

경남 밀양시가 조선 후기의 대표적 건축물인 밀양 영남루의 국보 승격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사진은 손병효 작가가 촬영한 영남루 전경. (제공: 밀양시)  ⓒ천지일보 2023.03.28.
경남 밀양시가 조선 후기의 대표적 건축물인 영남루의 국보 승격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사진은 손병효 작가가 촬영한 영남루 전경. (제공: 밀양시)  ⓒ천지일보 2023.03.28.

지난 15일에는 밀양문화원 대강당에서 시민단체가 합동으로 영남루 국보 승격의 염원을 담은 시민토론회를 개최해 영남루 가치에 대한 시민의식을 공유하고 자부심과 긍지를 고양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는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예산 115억원을 투입해 밀양읍성 동문 복원정비, 영남루 주변 정비사업, 원지형 복원사업 등 영남루 랜드마크화 사업을 추진해 관광객으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2016~2017년까지는 40억원의 예산으로 영남루와 관아가 있는 800m 구간의 도심 중앙로 등에 엉켜있는 전선을 지중화해 영남루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더 나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한편 지금의 영남루 자리에는 신라 때 세운 영남사라는 절이 있었고, 이 절의 종각으로 금벽루(金壁樓)라는 작은 누각이 있었다. 고려 시기에 사찰인 영남사가 폐사된 후 누각(영남루 전신)만 남아 있었던 것을 1365년(공민왕 14) 누각을 크게 중창하고 영남사의 이름을 따서 영남루라 했다.

조선시기에 들어와 1460년(세조 6)에 중수하면서 누각의 규모를 크게 확대했고, 선조 때 소실된 것을 1637년(인조 15)에 다시 지었다. 마지막으로 1842년(헌종 8)에 화재로 소실된 것을 1843~44년(헌종 10)에 중건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박일호 시장은 “밀양은 역사와 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아리랑의 본 고장이자 작은 길모퉁이에도 찬란한 문화유산을 간직한 보석 같은 지역”이라며 “그 중심에 우뚝 선 영남루는 오랜 세월 함께한 밀양시민의 자존심이며 희망으로 이제는 가치에 맞는 격을 찾아야 할 때다. 시민의 염원을 모아 국보로 승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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