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중 조치별 전환계획 발표
4월말쯤 비상사태 종료될 듯
질병청장 “일상전환의 원년”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중구 을지로 노가리 골목이 퇴근 후 맥주 한 잔하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중구 을지로 노가리 골목이 퇴근 후 맥주 한 잔하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국내 코로나19 유행이 지속적인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방역당국이 위기단계 하향과 남은 방역규제 해제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의무 방역 조치가 모두 풀리는, 즉 코로나19 이전의 완전한 일상을 회복하는 시점에 관심이 모아진다. 유행이 반등하지 않는 한 5월 초쯤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5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 남아 있는 코로나19 방역 의무 조치는 의료기관과 약국, 감염취약시설, 대중교통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와 확진자 7일 격리 의무 등이 있다. 하지만 정부는 국내 코로나19 유행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자 하나둘씩 의무 방역 조치를 완화한데 이어 남은 방역 조치까지 모두 푸는 검토를 하겠다고 천명했다.

조규홍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3일 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 감염병 등급 조정, 7일 격리의무 전환, 마스크 착용의 전면해제 등 남아있는 방역 규제들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완화한 데 이어 최근 중국발 입국자 대상 방역 조치도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있다.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 전 검사 의무가 지난 1일 해제됐으며 이들에 대한 인천공항으로의 도착을 일원화하는 방침도 사라졌다. 이로 인해 제주 등 다른 공항으로도 중국발 항공기가 도착할 수 있게 됐다. 또 지난달 말 기준으로 주 62회이던 한·중 항공운항 편수가 이달 말까지 200회 이상 증편될 예정이다.

이처럼 국내외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완전한 일상회복을 검토할 때가 될 만큼 안정적이라고 정부는 판단하고, 이번주부터 국가 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자문위) 회의를 여는 것으로 시작해 마스크 착용 해제 관련 기준을 논의한다. 이와 함께 확진자 ‘7일 격리’ 의무, 치료제 지원 등 방역조치별 구체적 계획을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관계부처와 논의해 이달 중 로드맵을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 유행 감소세는 지속 유지되고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주 코로나19 일평균 확진자 수는 1만명대로, 9주 연속 감소세다. 감염재생산지수는 0.9로, 8주째 1 아래를 기록하고 있으며, 병상 가동률도 11.5%로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다.

현재 유행을 주도하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를 뛰어 넘는 주요 변이가 출현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감소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 대다수가 자연 감염과 백신 접종으로 인한 면역을 갖췄기 때문이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면역 효과가 떨어지고, 숨은 감염자가 검사를 받지 않는 등으로 정체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오미크론 변이 출현 이전의 유행처럼 급격한 증가세는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과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현재 남은 방역 조치인 의료기관과 약국, 감염취약시설, 대중교통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와 확진자 7일 격리 의무는 5월 초쯤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현재 ‘심각’에서 ‘경계’ 또는 ‘주의’로 내려가거나 법정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조정될 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전면 해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월 말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단계를 ▲다른 호흡기 감염병 대비 높은 사망률 ▲저소득국가와 고위험군에 높지 않은 예방접종률 ▲신종 변이 출현의 불확실성 등으로 위기 단계로 유지했었다.

하지만 변수로 꼽았던 중국에서의 유행이 안정세를 보이고 전 세계적으로도 크게 위협이 될 만한 요소들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WHO는 오는 4월 말께 열리는 회의에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해지한다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또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5월 11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종료한다고 밝힌 바 있다. 비상사태가 종료되면 더 이상 펜데믹이 아닌 독감과 같은 위협으로 간주한다는 뜻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WHO 회의 시점 이후로 맞춰 코로나19 등급 조정이나 마스크 의무 해제 2단계 조치 등을 협의하고 있다”며 “올해는 일상전환의 원년이 될 것이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없어지진 않겠지만 통제 가능한 상황으로 간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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