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3일 경북 포항 죽도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03.03.
[포항=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3일 경북 포항 죽도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03.03.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 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가운데 유사한 사건인 성남FC 후원금 의혹과의 다른 결과가 주목 받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지난 2일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협찬 관련 고발사건 등에 대해 김 여사 등 피고발인들을 증거불충분으로 인한 혐의없음 등 불기소 처분했다.

김 여사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는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2018년과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시점인 2019년 6월 전시회를 열 당시 검찰 수사·재판과 관련이 있는 대기업 후원을 받아 사실상 청탁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코바나컨텐츠는 2018년엔 ‘알베르토 자코메티전’을, 2019년엔 ‘야수파 걸작전’을 주관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지명됐던 야수파 걸작전 당시 협찬 대기업 숫자가 4곳에서 16곳으로 급증했다고 알려져 의혹이 커졌다.

앞서 검찰은 2017년 열린 ‘코르뷔지에전’에 대해선 2021년 12월 먼저 무혐의로 결론 냈다.

이후에도 수사를 계속한 검찰은 남은 의혹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하며 코바나컨텐츠 의혹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에 이 사건과 똑같이 기업의 후원이 문제가 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차이가 무엇이었는지 관심을 모았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관련 첫 재판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0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관련 첫 재판에 출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3.03.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엄희준·강백신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뇌물, 이해충돌방지법위반, 부패방지법위반, 범죄수익은닉규제법위반 혐의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지난달 16일 청구했다.

이 대표에게 적용된 혐의 중엔 성남FC 후원금 의혹도 있었다. 당시 검찰은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이 이 대표 구속영장에 기재한 사유 등을 종합할 때 코바나컨텐츠 사건과 성남FC 사건의 차이는 ‘대가성’으로 구분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네이버와 두산건설, 차병원, 푸른위례 등 기업이 총 133억 5000만원을 성남FC에 후원하는 대가로 각종 인허가 청탁을 들어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성남FC와 기업들이 지급할 돈의 액수와 지급 시기를 흥정하는 상황이 기재된 각종 회의록과 이메일 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바나컨텐츠 사건에서 검찰은 협찬 경위를 확인한 결과 김 여사를 직접 소환 조사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검찰은 코바나컨텐츠가 협찬을 받는 과정이 정상적이었다고 봤다. 마케팅 부서를 통해서 협찬이 이뤄졌고, 협찬의 반대급부로 전시회 입장권 등이 제공되는 등 별다른 대가성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이 충분히 조사했는지는 의문부호가 뒤따를 전망이다. 검찰은 코바나컨텐츠 수사 과정에서 김 여사에 대해 두 차례 서면조사만 진행했다.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어느 정도 수사했는지도 관건이다. 검찰은 성남FC 후원금 의혹에서 이 대표에게 제3자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김 여사 의혹 역시 당시 중앙지검장이자 검찰총장 후보자였던 윤 대통령을 보고 협찬이 이뤄졌다면 제3자 뇌물 수수혐의가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 3일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대책위)는 성명을 내고 “‘우회 협찬’을 통해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에게 거액을 전달한 것이라면, 제3자 뇌물죄 성립 여부에 대해 철저한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대책위는 당시 협찬사 중 여러 곳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는 점, 일부 협찬사의 돈이 다른 곳을 거쳐 코바나컨텐츠로 다시 전달된 정황이 발견된 점을 꼽았다.

이와 관련 기자는 김 여사 무혐의 처분이 나온 직후 서울중앙지검 공보담당관에게 3자 뇌물수수 혐의 적용 수사에 대해 문의했지만, 중앙지검 공보담당관은 메시지만 확인했을 뿐 일절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야당과의 형평성에 대해 문의한 ‘미디어오늘’의 질의에도 중앙지검 공보담당관은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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