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사신 접견 장소 등 활용
일제 때 훼손, 아동 공원 생겨
‘2018년 복원 사업’ 본격 시작
​​​​​​​5월 현판식, 9월 개관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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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대 돈덕전 모습 (출처: 문화재청 창덕궁관리소, 2006 ‘일본 궁내청 소장 창덕궁사진첩’) ⓒ천지일보 2023.02.20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100년 전 대한제국 고종(1852~1919) 승하 이후 제 모습을 잃어버린 덕수궁 돈덕전이 복원을 끝내고 올 하반기 개관을 앞두고 있다. 정부는 그간 일제에 의해 변형·왜곡돼 온 우리 건축물에 대한 모습을 되찾기 위해 덕수궁 석조전, 광명문 등의 복원을 함께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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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덕전에서 고종과 순종·영친왕 (출처: ‘서울의 근대사(2011,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한국문화센터)’ ⓒ천지일보 2023.02.20

◆13년간 궁궐로 사용한 덕수궁 

20일 문화재계에 따르면, 2018년 복원 설계·공사를 시작한 돈덕전은 지난해 11월 공사가 완료됐고 오는 5월 현판식 진행 예정이다. 공식 개관은 9월쯤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2018년부터 ‘덕수궁 광명문 제자리 찾기’ 기공식을 통해 덕수궁 복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덕수궁은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한 후 1910년 경술국치 이전까지 13년간 궁궐로 사용한 공간이다. 본래 이름은 경운궁(慶運宮)이다. 아관파천 이후 환궁해 법궁으로 사용되다가 순종 즉위 후 궁의 이름이 덕수궁으로 바뀌었다. 

당시 덕수궁은 중명전과 옛 경기여고가 있던 공간까지 포함돼 규모가 넓었다. 하지만 고종 승하 후 덕수궁의 영역은 점점 잘려 나갔고, 궁궐 전각들도 훼철됐다. 1920년대에는 현재의 덕수궁과 미국대사관 사이에 담장길이 생겨 넓은 덕수궁이 둘로 쪼개졌다.

당시 조선왕조의 근원인 선원전 영역은 총독의 손에 넘어가 조선저축은행 등에 매각됐다. 선원전은 헐려 창덕궁으로 옮겨졌다. 덕수궁 중심 영역의 공원화 계획으로 돈덕전마저 헐려 나갔고, 함녕전의 정문이었던 광명문은 본래 위치에서 옮겨져 유물을 보관하는 전시관으로 변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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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덕전 복원도(출처: 문화재청. 2016 ‘덕수궁 돈덕전 복원 조사연구’) ⓒ천지일보 2023.02.20

◆외국 사신 접견했던 ‘돈덕전’ 

돈덕전은 1902(광무 6)년 고종 즉위 40주년을 맞아 칭경(稱慶, 축하의 의미) 예식을 맞아 지어졌다. 돈덕전은 덕수궁 석조전 뒤편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고종을 만나기 위한 대기 장소나 외국 사신의 접견 장소 등으로도 활용됐다. 1907년에는 순종의 즉위 장소로 사용됐다. 

1930년대에는 돈덕전 터에 아동 유원지가 들어섰고, 8.15 광복 이후에는 덕수궁관리소와 강당이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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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 공사가 끝난 건물 앞에 돈덕전을 설명하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출처: 연합뉴스)

문화재청은 2018년 복원을 위한 설계 및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당초 2021년 완공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연장됐다. 현판식은 오는 5월, 전시실 개관은 9월쯤 예정이다. 복원된 돈덕전 외관 난간은 황실을 의미하는 오얏꽃 문양이 새겨져 있다. 1·2층은 접견실인 폐현실, 외교실 등은 유지하면서 대한제국 역사를 담은 전시 공간으로 꾸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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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전에서 제례를 올리는 모습(1918년)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2.20

◆선원전, 광명문 복원도 진행 

그간 문화재청은 선원전, 광명문의 복원 사업도 진행해왔다. 광명문은 고종의 침전 함녕전의 대문이다. 일제강점기 덕수궁 유원지화 계획에 따라 1938년 창경궁 자격루(국보 제229호)와 흥천사명 동종(보물 제1460호)의 전시를 위해 중화문 서측으로 옮겨졌다. 문화재청은 덕수궁 복원의 첫 사업으로 광명문 이전을 지난 2018년 6월 시작했고, 2019년 3월 ‘덕수궁 광명문 제자리 찾기’ 준공식이 열렸다. 80년 만에 광명문이 제 자리를 찾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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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전 영역 발굴조사 전경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02.20

선원전은 역대 왕들의 어진을 모시고 제례를 열던 공간이다. 선원전은 고종 승하 후 일제에 의해 가장 먼저 철거됐다. 문화재청은 지난 2021년 6월부터 옛 선원전 터에 대한 발굴 조사를 실시했고 지난해 말 건물의 기초를 만든 흔적과 부속시설이 확인됐다. 선원전 건물은 1901년 중건 당시 정면 9칸, 측면 4칸 규모였다, 하지만 현재는 정면 6칸, 측면 4칸의 흔적만 남아있다. 문화재청은 2039년까지 선원전 영역에 대한 복원 정비를 추진해 정치 외교의 주무대였던 덕수궁 궁역을 회복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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