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에서 ‘결과보고 및 해단식’을 연 가운데 참석자들이 힘차게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작년 1월 발족한 위원회는 국내 거주 고려인들의 법적·제도적 문제 해결 등 각종 사업을 펼쳐왔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추진위 해단

시민단체, 학계전문가 참여
지난해 거둔 성과 나누는 장
동북아 평화 위한 발판 마련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지난해는 ‘고려인 이주 150주년’이었다. 1860년에 시작된 고려인 연해주 정착은 한국 근현대사 최초의 국외 이주였다. 고려인은 러시아를 비롯해 독립국가연합에 사는 한국인 교포를 통틀어 말한다.

이들이 살고 있는 러시아는 역사적·현실적으로 동북아 평화의 중요 당사국 중 하나다. 러시아와의 관계를 잘 풀어나가는 일은 단순히 양국 간의 문제가 아닌 동북아 평화의 지름길이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도서관에서 ‘결과보고 및 해단식’을 가졌다.

해단식에는 전·현직 국회의원, 고려인 관련 시민단체, 학계 전문가 등이 참여했으며, 한 해 동안 거둔 성과를 나누는 장이 됐다. 위원회가 이룬 성과는 동북아 평화를 이루는 발판을 마련한 데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지난해 1월 발족한 위원회는 국내에 들어와 있는 고려인들의 법적·제도적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비롯해 각종 사업을 펼쳐왔다.

특히 7~8월에는 ‘유라시아 자동차대장정’이 진행됐다. 이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의 고려인들이 모스크바를 출발해 중앙아시아, 시베리아, 연해주를 거쳐 북한을 통과해 한국(서울~부산)까지 오는 자동차 랠리다.

대장정은 남한과 북한, 러시아의 관계를 유익하고 우호적으로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고려인을 이해하는 소통의 장이 되기도 했다.

또한 위원회는 국내거주 고려인동포 실태조사사업, 한민족 청소년 평화미술전, 동북아평화포럼, 고려인 초청 음악회, 사진전, 국제학술대회 등도 진행했다.

도재영 동북아평화연대 이사장은 “한 해 동안 많은 경험을 쌓았다. 이는 재외동포와 상호 협력하는 일이요, 아픔·전쟁·죽음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첫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재외동포의 처우 개선과 갈등 해소에 힘써야 한다”며 “동북아평화는 곧 한반도 통일을 이루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열린 행사가 지속되길 바라는 목소리도 컸다.

윤경로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상임대표(전 한성대 총장)는 “정부에서도 러시아지역에 있는 고려인과 소통할 수 있는 장기적인 프로그램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학계나 소모임 등을 통해 160주년 행사를 지금부터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고려인 3세인 강 안젤리나씨는 역사를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고려인이 어떻게 살았는지, 현재 어떻게 살아가는지 등을 계속 말하고 있다”며 “민족성을 이해하고 알아갈 때 비로소 평화·통일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위원회는 ‘고려인특별법 개정 서명운동’도 벌이고 있다. 이는 고려인들의 안정적 체류와 노동권 보장, 처우 개선을 마련하고 관련 제도와 법률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함이다.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상임대표)은 “우리 민족에게 큰 영광을 불어넣어 줬던 일이 지난해 많이 진행됐다”며 “고려인들을 위해 올해는 꼭 특별법이 개정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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