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6일 1박 2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다음 순방국인 말레이시아로 출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방한 첫날인 25일 정상회담과 전쟁기념관 헌화, 경복궁 관람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다음날인 26일 한미경제인 초청 간담회, 한미연합사령부 공동방문, 용산 미군기지 연설 등의 일정을 진행했다.

이번 방한 기간 중 오바마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안보, 외교,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안보 문제와 관련해선 한미동맹과 안보 공조를 재확인하고 북한 핵실험 중단 요구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는 최근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양 정상의 일정도 안보 협력을 다지는 데 집중됐다. 이들은 26일 한미연합사를 공동 방문해 연합방위태세를 확인했다. 한미 정상이 연합사를 공동 방문한 것은 1978년 연합사 창설 이래 처음으로 전해진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확고한 한미연합 방위태세로 북한이 감히 도발할 수 없도록 강력한 억제력을 계속 유지해 주기 바란다”며 “We go together(우리는 함께 간다)”라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용산기지에서 북한 도발 가능성과 관련해 “우리는 동맹들과 우리의 삶의 방식을 수호하기 위해 군사력을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양 정상의 이 같은 행보에도 북한을 압박할 구체적인 제재 수단이나 북핵 문제를 풀어갈 해법 등이 제시되지 않아 ‘단순 경고’ 이상의 의미는 가지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 3월 독일에서 발표한 통일 구상인 ‘드레스덴 선언’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 표명은 이번 정상 외교 성과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양 정상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 재연기에 공감대를 이룬 점 역시 눈길을 끄는 대목 중 하나다. 오바마 입국과 함께 미국에 불법 반출됐던 대한제국 국새 등 문화재 9점을 돌려받기도 했다.

여야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성과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국가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은 북핵 문제 등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 다시 한 번 한미 간 굳건한 공조 체제를 확인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서는 한·중·일 3국의 영토문제와 역사문제 갈등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남북한 화해협력과 북핵문제의 실천적 해법이 절실한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원론적 수준의 언급에 머물러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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