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박근혜 대통령의 화법이 화제다. 표현하는 화법이 강하고 직설적이며 때론 거칠다. 단호하지만 화법만큼은 정중하고 절제된 단어로 표현했던 이전의 방식과는 확연히 다르다. 뭔가 작정한 듯 의도적이고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신년 초 기자회견 때는 ‘통일은 대박’이라는 표현을 해서 말 그대로 대박이 나기도 했다. 그 후에도 국무조정실 업무보고(2월 11일) 때는 ‘한번 물면 살점이 완전히 뜯어져 나갈 때까지 안 놓는 진돗개 정신’을 말한 적도 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직설적인 표현이다. 이 뿐이 아니다. 지난 10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는 ‘쓸데없는 규제는 우리가 쳐부술 원수, 제거하지 않으면 우리 몸이 죽는다는 암덩어리’라고 했다. 이 역시 예상 밖의 거친 표현이다. 박 대통령이 이처럼 강한 표현을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박 대통령이 요즘 초조하다. 박근혜정부 1년을 내치에서 이렇다 할 성과 없이 보낸 뒤, 올해만큼은 국정운영의 성과를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나오고 규제 완화와 투자 활성화 대책이 쏟아지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그럼에도 각 부처의 일처리는 느림보 행보다. 짜깁기 대책을 내놓는가 하면 설익은 정책을 내놓았다가 역풍을 맞기 일쑤다. 게다가 국회에서의 뒷받침은 거의 바닥 수준이다. 이러다가는 집권 2년차인 올해도 별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과 우려가 클 것이다. 그런 절박하고 초조한 심경, 그러면서도 국정쇄신의 동력을 살리겠다는 의지가 곧 강한 표현으로 표출됐다는 생각이다.

물론 박 대통령이 직설적이고 거친 표현을 했다고 해서 이를 탓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고 또 국민에게도 생생하게 와 닿는 느낌이 좋다. 그러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다. 지나치면 부족한 것보다 못한 법이다. 매번 강성 발언, 거친 표현을 하면 계속 톤이 높아져야 하며 그게 내성이 돼서 별다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따라서 지금 정도로 족하다. 정부 정책의 성공 열쇠는 대통령의 강한 표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서부터 나온다. 신뢰받는 대통령의 리더십, 신뢰받는 정부를 위해서 지금 박 대통령이 무엇을 할 것인가. 먼저 그것부터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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