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北 주애 동명이인, 개명하라 지시”

image
조선중앙TV는 지난 8일 개최된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녹화중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백두산 군마등정'을 한 백마를 공개했다. 중앙TV는 "우리 원수님 백두전구를 주름잡아 내달리셨던 전설의 명마, 그 모습도 눈부신 백두산군마가 기병대의 선두에 서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2019년 10월 14일 백두혈통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백마를 타고 '혁명의 성지' 백두산에 올라 내부 결속을 다진 바 있다.2023.2.12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인 김주애의 ‘우상화’에 나선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김주애가 북한 최고지도자 일가의 권위를 상징하는 ‘백마’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면서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지난 8일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녹화중계 화면엔 백마를 탄 명예기병종대가 군 행렬과 김주애가 타는 것으로 보이는 ‘백마’가 등장했다.

중앙TV는 “우리 원수님 백두전구를 주름잡아 내달리셨던 전설의 명마, 그 모습도 눈부신 백두산군마가 기병대의 선두에 서있다”며 “사랑하는 자제분께서 제일로 사랑하시는 충마가 그 뒤를 따라 활기찬 열병의 흐름을 이끌어 간다”고 설명했다.

‘백두전구를 주름잡아 내달리셨던 전설의 명마’는 김 위원장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8개월 만인 2019년 10월 타고 백두산 일대를 달렸던 말을 가리킨다. ‘사랑하는 자제분’은 김주애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김주애가 백두혈통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백마를 거느리고 있으며 그의 말이 열병식에 참여했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김주애는 김정일 위원장 배우자 리설주 여사와 주석단 귀빈석에 앉아 백마 행렬을 보며 박수를 쳤다. 백마 행렬을 지켜본 김정은 위원장은 리영길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웃으며 “멋있다”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image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 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20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이날 추가로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꼭 닮은 딸. 

김주애가 군 통수권자인 김 위원장의 딸이자 정통성 있는 백두혈통 4세대임을 공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이 백마를 타고 항일 투쟁을 했다”며 김씨 일가의 통치 정당성을 선전해왔다. 김정은 위원장도 지난 2019년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등정한 바 있다.

김주애가 열병식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뺨을 어루만지는 영상도 공개되는 등 북한 내부의 ‘김주애 띄우기’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북한 당국이 김주애와 같은 이름을 가진 주민들에게 개명을 강요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평안북도 정주시, 평안남도 평성시 등에서 ‘주애’라는 이름으로 주민등록이 된 여성들에게 이름을 고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RFA는 “북한은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에도 최고지도자와 같은 이름을 쓰지 못하게 했다”며 “김정은 시대가 출범할 때도 개명이 강요됐다”고 설명했다. 

북한 관영매체들도 아직 ‘주애’라는 이름을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대신 김주애를 ‘존귀하신 자제분’ ‘사랑하는 자제분’ ‘존경하는 자제분’ 등으로 부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주애가 지난해 11월 북한의 ‘핵무력’의 최고 상징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현장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 뒤 군 관련 사안에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가 앞으로 북한의 안보를 챙기는 간부로 성장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