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건군절 열병식 참석
딸 김주애, 부인 리설주도 대동
전술핵운용부대‧화성-17형 대거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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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8일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무기가 등장했다. 2023.2.9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조선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열병식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무기를 공개하는 등 핵 무력 능력을 과시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열병식에서 병력과 각종 군 장비를 사열했지만 별도의 연설은 하지 않아 대남·대미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내부 결속에 치중했다는 진단 속 일단 그간 거듭 밝혀 온 강대강‘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北매체 “열병식 거행” 보도

조선중앙통신은 9일 “조선인민군 창건 75돌을 경축하는 성대한 열병식이 2월 8일 수도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 거행됐다”며 관련 내용과 사진을 상세히 공개했다.

김일성광장의 주석단과 대규모 군중 사이로 무기 행렬이 움직이는 장면인데 통신은 “전술미싸일 종대와 장거리순항미싸일 종대들이 광장으로 진입했다”며 “강위력한 전쟁억제력, 반격능력을 과시하며 굽이쳐가는 ‘전술핵운용부대’ 종대들의 진군은 무비의 기세로 충전했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의 정규무력은 제국주의 폭제를 완벽하게 제압분쇄할 수 있는 절대적 힘을 비축한 최강의 실체”라고도 주장했다. 절대적 힘은 핵무기를 지칭하는데, 일각에서 전술핵 실전 배치 가능성을 거론하는 이유다.

열병식에서는 초대형 방사포(KN-25)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그리고 ICBM ‘화성-17형’ 등 북한이 핵 능력으로 분류하는 전략전술 탄도미사일들도 대거 등장했다. 화성-17형은 사진에서만 최소 8기 이상 동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성-17형과 함께 고체연료 ICBM으로 보이는 신형 미사일도 포착돼 주목을 받았는데 아직은 군의 분석이 필요하지만 북한이 고체연료 엔진을 장착한 신형 ICBM을 선보였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통신은 “오직 수령의 명령만을 받들어 언제든 자기의 전략적 사명에 충직할 림전태세로 충만되여 있는 전략미싸일 부대 전투원들의 도도한 기상이 광장으로 대하를 이뤘다”고 선전했고, 김 위원장은 주석단에서 군 장성들과 함께 사열하는 한편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며 답례했다고 전했다.

◆대남‧대미 겨냥 메시지 없어

북한은 열병식에서 최근 존재가 확인된 핵 무력 강화 관련 부대들의 모습을 처음 공개하고 신형 ICBM으로 추정되는 신무기도 등장시키는 등 그토록 강조해왔던 강화된 국방력을 과시했지만 대남‧대미를 겨냥한 메시지는 없었다.

대신 앞서 추구해온 국방력 강화 노선의 면면을 되짚으며 내부결속에 주력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선대인 김일성 주석을 연상케 하는 등의 행태로 김정은 일가에 대한 절대적 충성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공개된 사진에서 김 위원장은 김일성 주석이 즐겨 쓰던 검은색 중절모와 코트 차림으로 둘째 딸인 김주애와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광장에 도착해 주석단에서 열병식을 지켜봤다. 딸인 김주애가 열병식에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갈수록 위상이 높아지는 모습이라 후계자설에 대한 논쟁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당초 열병식을 계기로 공세적인 대남·대미 메시지를 발신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아 이목이 쏠렸는데, 이미 최근 정치국 회의에서 ‘전쟁준비’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맞대응을 강조한 터라 그냥 넘어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분간은 그간의 ‘강대강‘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건 이 때문이다. 올해도 살얼음판 같은 북미‧남북관계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전날 건군절 기념연회에 참석해서도 인민군 장성들을 대상으로 연설을 했지만 군의 충성을 강조했을 뿐 대외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 되려 딸인 김주애를 대동해 관심이 집중됐다.

군 당국에 따르면 전날 열병식은 식전행사 포함 총 2시간 남짓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식전행사는 오후 8시 30분께 시작했고, 본 행사는 9시 30분께 시작해 10시 30분 정도에 행사가 마무리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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