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식품산업경기동향조사 종합보고서’
2022년 4분기 경기지수 87.4로 7.3p↓
과자·빵·아이스크림 등 지속 가격 인상
“매출 상승효과 지속되지 못해 하락”
전문가 “경기 안 좋으면 가격 낮춰야”
“소비자에 부담 전가, 바람직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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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황해연 기자] 2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2.12.26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한동안 개선세를 보였던 식품산업 경기가 지난해 4분기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2 식품산업경기동향조사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식품산업 경기 현황지수는 전 분기 대비 7.3p 하락한 87.4다.

해당 지수는 분기별로 음식료품 제조업체 표본집단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수치화한 결과로 100을 넘으면 전 분기보다 경기가 호전됐다고 보는 업체가 많고 100 미만이면 경기가 악화됐다고 보는 업체가 많다는 뜻이다.

식품산업 경기 현황지수는 지난해 1분기 83.9에서 2분기 89.8, 3분기 94.7로 상승세를 보였다. 식품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제품 가격 인상을 이어왔다. 올해 연초부터 과자·빵·아이스크림·생수·주류 등 잇따른 가격 인상이 이뤄졌는데 업체들은 하나같이 “원부자재 가격에 제반 경비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토로하고 있다. 

제품 가격 인상과 더불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업계 매출이 증가한 점이 2~3분기 경기지수와 영업이익 지수 상승으로 나타났다. 다만 4분기에 들어서면서 경기지수는 하락세로 전환했다.

aT는 보고서를 통해 “사업체 경기를 결정짓는 주요 지표가 매출이다. 매출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는 판매량과 가격임을 고려했을 때 지난 분기까지 경기지수 개선이 판매량보다는 판매가 상승의 효과”라며 “오히려 판매가격 급등이 수요 감소로 이어져 매출 상승효과가 오랜 기간 지속되지 못해 4분기 경기가 하락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4분기 경기가 악화된 이유로 ▲물가·금리·환율 상승 등 경제 불안(41.2%) ▲원자재가격 상승(21.8%) ▲거래 및 소비 감소로 매출 부진(18.4%) ▲겨울철 판매 부진(15.4%) 등을 꼽았다.

올해 1분기도 대부분 물가·금리·환율 상승 등 현재 경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경기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aT는 “원자재 구입 가격(123.7)을 반영해 제품 출고가격(110.0)을 소폭 인상해도 매출액(98.3)과 영업이익(89.1), 자금 사정(92.8)이 4분기 대비 악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는 특히 원자재 가격 외 전기·가스요금과 인건비·물류비 등 제반 경비 상승으로 식품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이어질 뿐 아니라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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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식품산업 경기전반 현황 및 전망지수. (제공: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올해 1분기 식품산업 경기 전망지수는 전 분기 대비 8.2p 떨어진 91.1로 집계됐다. 경기 전망지수의 경우 지난해 2분기 96.9에서 3분기 98.1, 4분기 99.3으로 상승세를 보여왔으나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기업들은 6개월이나 1년 전부터 원자재를 미리 구입할 때가 많은데 작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반에 급등했던 원자재 가격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기업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며 “아무리 설 명절 특수를 기대한다 해도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부터 물가가 계속 올랐다. 올해도 인건비·물류비 등 제반 비용에 전기·가스요금이나 일상에서 사용하는 모든 가격이 오름과 동시에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도 위축되면서 소비자들도 더 지갑을 닫을 거고 기업들의 실적도 이에 따라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길호 소비자와함께 대표는 “금리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지는 데다가 물가까지 오르니 이중고를 겪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품업체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인다. 올해부터 급격히 소비가 줄면 매출액도 감소하는데 그러면 전반적으로 경기가 안 좋게 나타난다”며 “경기가 안 좋을 때는 가격 인상보다는 경기가 돌아갈 수 있게 가격을 낮추는 게 모두를 위해 좋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건비·물류비 등 비용이 올라갔다고 해서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기업 경영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영 혁신이란 물류비·포장비 등의 비용을 줄이고 가격을 안 올리도록 노력하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인건비가 올라가면 인건비를 줄이고 기계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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