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3일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3.8 전당대회 당 대표·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후보 등록을 마감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이틀간 당 대표 후보 9명, 최고위원 후보 18명, 청년최고위원 후보 11명의 후보 등록 신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당 대표 후보는 원내에서 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원외에선 강신업 변호사, 김준교 전 자유한국당 청년최고위원 후보, 윤기만 태평양건설 대표, 천하람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후보 등록을 마쳤다. 등록을 마감함에 따라 앞으로 전당대회까지 본격적인 당권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당 대표 선거는 김기현, 안철수 양대 후보가 도를 넘는 ‘윤심(尹心)’ 공방으로 볼썽사나운 윤심마케팅 경쟁을 벌이며 과열 양상 모습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의원 지지율이 오르자 친윤 핵심 의원들이 일제히 안 의원을 향해 “가짜 친윤팔이 후보”라고 몰아세웠다. “대통령에게 태클 걸던 사람” “나경원과 똑같은 케이스” “국정의 힘을 뺄 것” 등이라며 맹비난했다.

윤핵관의 한 명인 이철규 의원은 “(인수위원장 시절) 24시간 가출과 잠적에 (윤석열 대통령이) 굉장히 분개했다”며 “대통령은 (안 의원)과 밥도 차도 안 마셨다. 자기 이익 없이 단일화를 했겠느냐”는 등의 발언을 터트렸다. 안 의원이 대선 때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고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한 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혹스러울 정도이다.

여기에 대통령실까지 윤심 논란에 뛰어들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안 의원은 윤심이 실린 후보라고 볼 수 없다” 등 전대에 영향을 주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다. 전대에 개입할 생각이 없다며 ‘중립’ 의지를 밝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대통령실은 당 대표 경선까지 적극적으로 나서 안 의원을 공격하고 비난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안 의원이 반격에 나서면 심각한 사태까지 벌어질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이준석 전 대표 징계 파동과 10.29 이태원 참사 등 크고 작은 악재 속출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사분오열된 여당을 한데로 묶고 정부와 합심해 총선 승리를 이뤄내는 것이 차기 지도부에 주어진 과제라 할 수 있다.

집권 2년차를 맞은 윤석열 대통령의 노동·연금·교육 개혁 추진을 뒷받침해야 할 책임도 안고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전대 이후 당 분열을 초래해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경선 개입을 자제하고 후보들도 ‘윤심’ 논란을 접고 각자 비전을 갖고 집권당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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