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2022 4분기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 발표
“원인, 인플레이션 지속 및 경기 침체 현상”
“당분간 외식산업 경기 회복세 둔화될 전망”
경기 전망지수 85.76으로 2분기 연속 하락세
전문가 “외식 소비 수요, 조정될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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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점심시간을 맞아 북적이는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모습. ⓒ천지일보 2022.10.05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소비심리 위축에 외식업 경기 회복세가 5분기 만에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22 4분기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지수는 전 분기 대비 7.3p 하락한 82.54다.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최근 3개월간 외식업계의 매출 및 경기 체감 현황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이다. 수치가 100을 넘으면 경기호전을 전망하는 업체가 더 많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14~28일 외식업체 3000곳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2021년 3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으로 이어지던 회복세가 5분기 만에 꺾였다. 분기별로 보면 2021년 3분기 65.72, 4분기 70.34, 2022년 1분기 70.84에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2분기에는 85.56으로 급격히 회복세를 보였다가 3분기에는 89.84로 소폭 올랐다.

다만 4분기부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락 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1분기(-11.68) 이후 11개 분기 만에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aT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지속되고 이로 인한 금리 인상 및 경기 침체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이 이번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치킨 전문점업이 75.63으로 가장 낮았으며 ▲중국 음식점업(76.08) ▲김밥 및 기타 간이 음식점업(79.19) ▲피자·햄버거·샌드위치 및 유사 음식점업(81.80) ▲한식 음식점업(82.10) 등은 평균치를 밑돌았다.

기관 구내식당업은 92.85로 가장 높은 지수를 보였다. aT는 “경기 침체 상황에서 매출이 증가하는 특성상 다음 분기에는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주점업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큰 폭의 지수 회복세를 보였으나 4분기 경기지수는 전 분기 대비 8.82p 하락한 86.26을 기록했다. 이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연말 회식 및 모임이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의 외식업 경기 흐름을 예상하는 전망지수도 85.76으로 2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9.22p 떨어진 수치다. aT는 “당분간 외식산업의 경기 회복세는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4분기 외식업계의 식재료 원가 수준은 전 분기 대비 소폭 내렸지만 여전히 고공행진 중으로 외식업체의 부담이 큰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식재료 원가지수의 경우 145.01로 전 분기(0.88) 대비 소폭 하락했다. 2021년 1분기부터 2022년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분기마다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해당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식재료의 원가 수준을 나타내는 것으로 100을 넘으면 원가가 올랐다는 뜻이다.

이러한 식재료 가격 상승으로 주요 외식 제품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한국소비자원 가격 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기준 냉면 가격은 평균 1만 577원으로 전년 대비 8.7%, 자장면(6569원)은 13.8%, 김밥(3100원)은 11.9% 각각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 외식업 고용지수는 95.85로 전 분기보다 0.39p 내렸다. 고용지수는 2021년 3분기 이후 점진적 회복세를 보였으나 5개 분기 만에 하락했다. 이는 경기 침체로 인한 매출 감소와 지속되는 고물가로 인한 것으로 aT는 분석했다.

김영갑 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는 “2023년 국내 경제 성장률이 매우 낮은 수준에 이르고 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따른 3고 현상이 가속화된다는 전망이 우세한 것을 고려할 때 외식업계는 코로나19의 어려움에 버금가는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위기를 극복할 몇 가지의 방안을 제시했다.

김 교수가 제시한 방안은 ▲고임금으로 인한 문제 해결에 집중할 것 ▲고물가로 인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식·재료비의 적정 수준을 맞춰야 할 것 ▲코로나19 사태를 거치ᅟᅧᆫ서 급격하게 변한 소비자의 외식 라이프스타일에 적응할 것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매장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배달 전문업체들은 크게 성장한 가운데 매장과 배달 매출 비중을 어떻게 배분하고 점포를 운영할지에 대해 분석하고 대응을 마련할 것 등이다.

최철 숙명여자대학교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의 잠재적인 위협 요인은 해소되지 않고 있고 과거에 침체됐던 수요 회복력이 더 이상 이를 압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당분간 외식 소비 수요가 더 늘어나기보다는 오히려 조정될 수도 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최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제한이 완화되고 수요가 조금씩 회복됐어도 이제 또 다른 문제 상황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더 이상 수요 확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오히려 긍정적인 기대를 가지고 신규 외식 사업자들이 늘어난다면 이 또한 우리나라 외식산업과 시장에서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외식산업의 소규모 자영업자의 비중이 높고 전략적인 경영을 할 만한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앞으로는 외식 사업을 고도화할 수 있는 방향 설정이 중요하고 이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과 외식 사업자들의 인식 제고 및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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