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 가장 중요”
전당대회 최대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 높아
비윤계, 출마 종용… 친윤은 불출마 요구해
유승민 “윤핵관, 공천 주지 않고 퇴출할 것”
“총선을 이기려면 민심 얻는 대표 필요해”

image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전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동작구청에서 열린 2023년 신년인사회 참석에 앞서 입장을 밝히던 중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3.01.11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한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심 선두를 달리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윤(비윤석열)’계인 유승민 전 의원은 대구 지역 기자 간담회를 시작으로 TK 행보를 시작했다.

◆출마 최종 저울질 하는 나경원… “자리에 연연 안 해”

나 전 의원은 11일 서울 영등포구 동작구청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출마 결심과 관련한 질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윤 정부 성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윤 정부의 성공을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무슨 선택이 맞는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더 나은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국민의힘 미래에 무엇이 좋을지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자신이 “불출마는 없다”고 말했다는 한 신문 보도에 “출마, 불출마를 (둘 다)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부위원장직 사의 표명을 수리했는지에 관해선 “아직 공식적인 통보를 못 받았다”면서도 “어떤 자리에도 연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나 전 의원은 서울시당 행사에서 수도권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부 3대(노동·교육·연금) 개혁 외에도 ‘정당 개혁’을 강조하는 인사말을 했다. 이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관계자)’을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불출마를 압박하는 당내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는 중앙당에서 총선 승리 외에도 ‘절대 화합, 절대 단결’을 구호로 삼았다. 나 전 의원은 취재진이 ‘출마하면 반윤(反윤석열)으로 찍히는 게 아니냐’고 묻자 “찍는다고 찍혀지나요”라고 말했다.

다른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일 잘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께서 우리의 든든한 ‘백’이 돼 함께할 운을 형성해주고 있다”며 “내년 총선 압승을 위해 전진해나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은 나 전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 “고민이 많겠지만 (전당대회에) 나오길 바란다”며 “지금 당원만 투표권 있다. 그러면 아무리 당 대표가 당선돼도 일반인의 관심에서 멀어져서 우리 당이 전당대회를 치렀음에도 컨벤션효과를 못 누릴 가능성이 크다. 개인의 유불리 떠나 우리 당의 (전당대회) 참여자가 많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 전 의원은 당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지지율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나경원 부위원장이 30.7%로 가장 높았다(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

이어 김기현 의원 18.8%, 유승민 전 의원 14.6%, 안철수 의원 13.9%, 황교안 전 대표 5.3%, 윤상현 의원 2.4%, 조경태 의원 1.9%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유 전 의원이 33.9%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이어 나 부위원장 15.0%, 안 의원 11.4%, 김 의원 8.8%, 황 전 대표 3.5%, 윤 의원 1.7%, 조 의원 1.6% 순으로 집계됐다. 기타·잘모름·무응답은 24.1%였다. 인용된 여론조사의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나 전 의원의 고심이 깊어지는 이유다. 현재 당내 비윤계에서는 출마를 종용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은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민주공화정에서 국민과 당원이 원하는 후보가 있으면 당연히 여기에 대해서 응답하는 것이 정치인의 사명”이라며 “본인이 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느냐 머무를 것이냐는 본인의 선택에 결정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페이스북에 “별의 순간이 왔음에도 잡을 용기를 내지 못해 빛을 발하지 못하고 별똥별이 되어버리면 모두의 기대는 사라지고 기억에서 잊혀진 채 어둠만 남게 될 뿐”이라며 “링에 올라 치열하게 싸우고 목소리를 내 당원들의 믿음과 선택을 받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지난 10일 KBS 대구·경북 7시 뉴스 인터뷰에서 “나 부위원장에 대한 대통령실의 여러 가지 대응을 보면 너무 폭력적이고 너무 과하다”며 “대통령실에서 딱 지목하니까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이 달려들어서 집단 린치를 하고 왕따를 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친윤(친윤석열)계는 불출마를 요구하고 있다. 친윤계 최고위원 후보로 꼽히는 김정재 의원은 지난 10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작년 10월이면 이미 전당대회를 올해 안으로 한다, 내년 1월에 다, 2월에 한다, 설왕설래가 있었던 때”라며 “그 당시에 전대의 뜻이 있었다면 사실은 애초에 받아서는 안 되는 자리”라며 불출마를 종용했다.

유상범 의원도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나 부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2년 전에 나 부위원장에게 조언하고 함께 했던 참모 그룹들이 제가 알기로는 지금 거의 다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진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은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나 부위원장에 대한 애정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의표명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더 열심히 하라는 뜻”이라며 “나 부위원장의 고심이 깊겠지만, 정책 관련 혼선을 수습하고 대통령의 애정 어린 메시지를 확인했으니 당분간은 저출산 위기나 기후 위기에 전념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image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달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기위해 강의실로 들어오고 있다. 2022.9.29 (출처: 연합뉴스)

◆TK 민심 다지기 나선 유승민… 출마 가능성 커져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 중인 유 전 의원은 이날 오전 대구 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서 윤핵관을 겨냥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당 대표가 되면 ‘윤핵관’이라고 설치면서 다른 의원을 공천권으로 겁박했던 사람들은 절대 공천을 주지 않겠다. 퇴출시킬 것”이라며 “공천을 공정한 룰에 따라 투명하게 하는 것을 지금 정치인들이 가장 원하고 있다. 투명한 공천이 잡음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만약 윤 대통령이 심기일전해 내년 총선 무렵 국민 지지를 상당히 얻는다면 총선은 아마 대통령 지지도로 치르게 될 것”이라면서도 “윤 대통령 지지도가 지난 8개월간 봤던 수준으로 오르내리면 소위 말하는 윤핵관 대표로는 총선을 치르기 힘들 것이고, 총선이 가까울수록 특히 수도권에서 아우성을 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전 의원은 “자기 말 잘 듣는 검사 출신, 청와대 비서진들 내리꽂는 공천을 하면 망한다”며 “당원들께서 총선 승리를 원하면 (전당대회에서) 저를 찍으실 거고 윤 대통령 말 잘 들을 사람을 원하면 다른 후보를 찍을 거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선에서 이기려면 수도권에서 이겨야 하는데 수도권에서 이기기 위해선 중도층, 젊은층, 무당층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며 “당심이 아닌 민심을 얻을 수 있는 당 대표가 선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 대표가 되면 공천은 민심에 따르겠다”며 “괜찮은 젊은이들 있으면 강남, 서초, 송파 등과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등 국민의힘 지지도가 제일 높은 곳에 주고 나머지는 민심에 따라가는 공천을 하겠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에 대해서는 “제 정치적 소명이 맞느냐 거기에 대해서 스스로 묻고 확신이 들면 제 결심을 밝히겠다”며 “2월 초 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길게 끌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또 영남일보 유튜브에 출연해 나 전 의원의 상황과 관련 “윤 대통령이 나 전 의원보다 더 (당대표를) 시키고 싶은 사람이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지금 윤핵관이라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나서서 나 전 의원에 대해서 사실상 불출마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출마 여부는 나 전 의원의 고독한 결단이다. 윤 대통령이 걸핏하면 자유라고 하지 않나”라며 “나 전 의원이 출마할 자유에 대해 개입할 권리가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출마하라 말라 그런 얘기를 민주정당에서 한다는 것이 말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가 반윤이라는 생각해본 적은 없다. 반윤하려고 정치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구분에 동의할 수 없다”며 대통령한테 맹목적으로 아부하고, 충성하지 않고 할 말 하는 사람이 유승민 밖에 없다는 말로 들린다”고 반박했다.

자신에 대한 당내 비판에 대해서는 “대통령에 아부하고 충성하려는 사람들이 유승민 때리기 경쟁을 하듯이 공격하는데 신경쓰지 않고, 대꾸도 하지 않는다”라며 “양심에 비춰 떳떳한 길이라고 생각하면 된 것이다. 대통령한테 점수를 따기 위해서, 공천 포인트 따려고 인신공격하는 경쟁하는데 대꾸할 필요가 있느냐”라고 했다.

image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키워드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