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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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양국이 3년 만에 교류의 전면적 재개를 시도하려 했다. 와중에 한국은 불가피하게 문을 서서히 닫으면서 차후를 살펴보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한 달 전 중국의 위드코로나 정책 전면 실시 예고가 1월 8일부터 본격화 됐고, 같은 땅인 홍콩과 마카오는 본토 방문 대기자가 하루 35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현실적 수송 능력을 고려한 1일 6만명 수준을 감안 할 때 턱없이 역부족이기에 대안 마련에 분주한 상태다.

위드코로나 정책 전환은 대륙인들의 폭발적 외국 여행 수요를 일으켜 동남아 일대를 술렁이게 하고 있다. 태국, 인도네시아, 미얀마, 말레시아 등의 대부분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 관광객을 적극 받아 침체된 국내 경제에 도움을 가져오려고 불가피하게 취하는 정책들이 낳은 현상이다.

반면 한국, 일본, 미국, 유럽연합은 다른 행보를 취하고 있다. 한국같이 48시간 안에 PCR 검사를 받은 증명서가 필요하며 입국 후에 바로 재검사를 통해 음성이 확인돼야만 한다. 현재 중국 대륙인구의 50% 이상이 감염됐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고 이는 향후 2개월의 정점을 어떻게 잘 극복 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3년 동안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볼 수 없는 강력한 억제정책으로 그들의 이전 발표에 의하면 확진자가 14억 인구 중 수천명에 불과했었다. 나날이 강제된 통제는 인민들에게 하늘을 치솟는 불만을 야기시켰다. 급기야 정권 퇴진에 가까운 구호까지 등장했다. “시진핑 물러가라. 공산당 물러가라” 등이다. 올 때까지 온 급박한 상황을 인식한 공산당 정권은 아예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완전한 정책 전환을 통해 완화된 위드코로나를 단행했다.

결국 확진자 증가로 다시금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으며 동남아를 제외한 기타국가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중국은 자국을 방문하는 입국자 격리를 폐지했다. 하지만 유럽과 한국 등 서방은 중국발 입국자 경계 조치를 다시 꺼내 들면서 사실상 왕래 조치를 엄격히 강화시켰다. 

그동안 세계 최고 수준의 방역 만리장성은 풀렸다. 오히려 강화되고 있는 서방의 조치는 중국의 불만을 유발하고 있다. 자국민에게 상응하는 조처를 취해야 한다는 불만의 표시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 4명 중 1명꼴로 중국발 입국 감염자가 나와 중국발 입국자 고강도 방역 조치를 재개하고 있다.

단행 이후 중국 누리꾼 사이에 반한 여론이 심하다. 전 세계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데 중국인만 규제하면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서 “한국산 사지도 말라. 한국 가지도 않겠다. 한국이 중국 관광객을 환영하지 않는다. 한국에 여행 가지 말아야 한다. 한국은 늘 중국에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나, 분수를 모른다” 등 격앙된 내용도 많다.

중국 정부도 나섰다.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은 “각국의 방역 조치는 반드시 과학적이고 도를 넘지 말아야 한다. 정상적 인원 교류와 협력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했다. 특정 국가를 지칭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뜻밖의 복병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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