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당대회서 당심 100% 반영 등 룰 변경
김기현, 나경원과 연대‧단일화 추진할 전망
당심서 유리한 나경원은 출마 최종 고심 중
윤상현-안철수, 수도권 당 대표론으로 연대
비윤계 대표 주자 유승민, 조만간 출마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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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두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됐다. 전당대회의 가장 큰 변수로는 당권주자들의 교통정리가 거론되고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대표적인 친윤 후보임을 자처한 김기현 의원은 당심에서 우위에 있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의 연대 및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과 윤상현 의원은 이에 맞서 ‘당 대표 수도권 험지 출마론’으로 공동연대를 구축했다.

◆당심 100% 반영에 흔들리는 구도

앞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19일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 당원 선거인단 투표 비율을 70%에서 100%로 확대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아울러 전당대회 결선투표제와 각종 경선 여론조사 시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하기로 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유흥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을 중심으로 차기 당 지도부 구성을 위한 전당대회를 이끌 선관위를 출범시키며 전당대회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당심이 100%로 확대됨에 따라 후보간 합종연횡이 매우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즉 ‘윤심(尹心)’이 가장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심은 나 부위원장을 선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조사해 1일 발표한 결과, 유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 4주차 같은 조사에서 13.6%로 당 지지도 3위를 기록했지만 5주차 조사에선 6.7%포인트 하락해 6.9%로 4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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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2023.01.05

특히 지지층 대상 당 대표 적합도를 지역별로 봤을 때, 국민의힘의 핵심지역인 대구·경북(TK)의 경우, 나 부위원장은 28.3%인데 비해 유 전 의원은 1.4%에 그쳤다. 다른 기관이 한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층 대상 당 대표 적합도에서 유 전 의원은 4~5위로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의 경우 당 지지층 대상 지지도 조사에서 나 부위원장, 안철수 의원 다음인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 의원의 지지도가 상승 곡면을 그리고 있지만 이번 전당대회에서 나 부위원장의 지지도를 무시할 수 없다. 결국 김 의원은 나 부위원장과의 단일화를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나 부위원장은 현재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심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해도 섣불리 출마를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통령실의 의중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4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윤심은 없다, 정치 개입을 안 하겠다’라는 말씀을 분명히 했다”며 “‘나가라 말라’ 이렇게는 말씀을 안 하겠지만, 그래도 대통령이 저한테 인구 문제 업무를 맡기셨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말씀을 나눠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나 부위원장은 현재 맡고 있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직위 문제를 이유로 댔지만, 사실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가 대통령이 의중에 달려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 3일 유튜를 통해 공개된 MBC와의 인터뷰에서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를 겨냥 “비만 새우가 될 것”이라며 “지금 대통령의 의중을 언급하는 분들은 영원히 (대통령의) 반사체 선언을 하는 것이다. 밝은 것도 반사할 수 있겠지만, 어두울 땐 자기도 한 없이 어두워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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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차기 당 대표 경선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안철수-윤상현, 수도권 당 대표 공동전선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과 윤상현 의원은 ‘수도권 당 대표론’을 앞세워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앞서 윤 의원은 차기 지도부가 총선 승리를 견인하기 위해 직접 수도권 지역에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분당을 지역구로 둔 안 의원은 “적극 공감한다”며 “총선에서 수도권 70석 이상, 총 170석 이상 하려면 수도권 지도부로 정면승부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반면 핵심 친윤계로 김 의원과 연대 전선을 형성한 장 의원은 한 언론 매체에 “지역 구민을 무시한 패륜적 발언이고 허장성세”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과 장 의원은 각각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울산 부산에 기반을 두고 있다.

윤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기현 의원님,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에 앞장섰던 안철수 의원님께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라고 공개적으로 등을 떠민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며 “내로남불도 연대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안 의원이 정부 출범의 밑그림을 그린 인수위원장이라는 이유로 험지 출마를 요구하신 분이, 당 대표로서 선거 판 자체를 바꿀 결기를 보려달라는 요구에는 왜 회피로 일관하시냐”며 “김기현 의원과 장제원 의원의 ‘수도권 출마 요구’는 때와 사람을 가리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출마 저울질 하는 유승민… 최종 고심 중

비윤계의 대표로 분류되는 유승민 전 의원은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최근 전당대회에 대해서도 “국민의힘 당 대표가 그냥 윤 대통령의 노예, 하인 같은 사람이라고 하면 국민들께서 그런 당 대표와 당을 보고 얼마나 비웃겠느냐”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4일 오후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스스로 생존할 능력이 없으니 무슨 ‘김장연대인가’를 한다”며 “얼마나 창피한가. 정치인은 왜 정치를 하는지, 스스로 빛을 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떤 윤핵관을 보니까 ‘윤심이 민심이다’ 이러고, 또 어떤 윤핵관은 ‘우리 모두는 윤석열을 위해 존재한다’ 이렇게 이야기한다”며 “누구 이름을 팔거나, 혹은 누구하고 생각이 다른데 손을 잡고 이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전당대회 출마 문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유 전 의원은 “많은 의견을 듣고 있고, 결심이 서면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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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달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기위해 강의실로 들어오고 있다. 2022.9.29 (출처: 연합뉴스)

진행자가 ‘가족들이 반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고, 불출마를 점치는 분들도 있다’고 하자 “출마를 권하는 쪽이 많다”며 “정치의 뜻을 같이 하는 분들, 저를 걱정하는 분들에게 물어보고 있다. 굳이 따지자면 출마하라는 의견이 많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 선출 방식을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없애고 당원투표 100%로 바꾼 것에 대해 “유승민 방지법이라는 이야기도 있듯이 저를 막겠다는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당대회 룰 자체는 아무런 변수가 아니다”고 답했다.

수도권 후보 간 연대 주장에 대해서도 “얼마나 창피하냐. 총선에서 이기려면 수도권에서 이겨야 한다”며 “그러면 어떤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수도권에서 이기느냐라는 질문으로 바로가면된다. 요새 연대가 유행인데 제가 트렌디하지 않은지 모르지겠지만 저는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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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나경원 당 대표 후보가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1.05.25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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