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의무화된 지 이틀째인 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인천공항으로 들어온 중국 출발 입국자의 양성률은 26.0%로 나타났다. 4명 중 1명 이상이 확진자인 셈으로, 첫날 20%보다 양성률이 더 높아졌다.

이는 중국 내 확산세가 커지고 있음을 방증하지만 중국 당국과 관영매체들은 코로나19 감염 급증의 심각성을 경시하는 양상이다. 이날 인민일보는 보건 전문가들을 인용해 최근 감염된 확진자들의 증상이 가볍고 중증 환자가 매우 드물다고 보도했다. 또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중국에 대한 여행 입국 제한 조치를 하자 중국 외교부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불합리하다고 비난했다.

중국에 현재 확진자가 폭증하고 중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은 추측이 아닌 사실이다. 중국 내외로 증언과 자료들이 쏟아져나오고 있으며 반론의 여지가 없는 부분이다. 중국은 오는 8일부터 외국발 입국자 검역을 해제하고 자국민 일반 여권 발급도 점진적으로 정상화한다. 여기에 오는 21~27일 춘제 연휴를 앞두고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로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올 예정이므로 우리 정부의 대책은 바람직하다. 해외 유입 확진자 중 중국발 입국자의 비율이 지난 11월 1.1%에서 76%(1월 2일)까지 폭증한 사실은 이 대책이 또한 과학적이었음을 입증한다.

그럼에도 중국의 눈 가리고 아웅 식의 태도는 3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자국뿐 아니라 세계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의 확산세가 갑자기 커진 데에는 새 변이의 출현과 중국산 백신의 미비한 효과가 꼽히는데 우리 국민 대다수가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새로운 변이의 확산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미 먹구름이 낀 세계 경제는 중국으로 인한 시장 변동성도 커졌다. 이날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공장들의 활동은 위축됐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향후 수 개월 동안 중국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이 산불처럼 번지면서 올해 중국 경제에 타격이 되고 역내와 세계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바로 옆 나라의 영향을 아예 피할 순 없겠지만 우리도 중국발 항공편 축소, 격리 시설 확충 등 추가 대책을 마련해 피해를 완화하는 데 재빨리 나서야 한다. 국내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를 논의하기까지 너무 피해가 컸다. 중국의 압박은 더 심해지겠지만 정책 결정의 최우선 기준은 국민 안전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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