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생산, 전월比 0.1% 증가
반도체 생산은 11.0% 급감
소비, 소비심리 위축에 약세
경기동행지수, 7개월 만에↓

image
부산항. ⓒ천지일보DB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11월 국내 생산이 다섯 달 만에 소폭 증가한 가운데 우리나라 수출의 대표 상품인 반도체 생산이 10%대 급감했다. 수출이 지난달까지 두 달 연속 감소한 데 이어 소매판매(소비)도 석 달 연속 내림세를 지속하는 등 한국경제가 본격적인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 115.3(2015년=100)으로 전월보다 0.1% 증가했다. 최근 4개월째 부진하던 생산이 5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전산업 생산은 올해 7월(-0.2%), 8월(-0.1%), 9월(-0.4%), 10월(-1.7%) 연속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산업 생산이 소폭 반등했지만 생산 호조로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최근 계속된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광공업(0.4%)과 공공행정(2.1%) 영향으로 소폭 반등했기 때문이다. 

업종별로 서비스업 생산은 숙박·음식점업(-4.0%) 등을 중심으로 0.6% 감소해 3개월 연속 부진을 이어갔다. 단 감소 폭은 전월(-1.1%)보다 축소됐다. 제조업(0.5%)을 비롯한 광공업생산은 자동차, 기계장비, 의약품 등의 영향으로 0.4% 증가했다. 다만 반도체 생산은 11.0% 급감했고, 가동률도 12.0% 감소했다.

반도체 생산이 줄어든 것은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정보기술(IT) 관련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 10월과 11월에 각각 1년 전보다 17.4%, 29.8% 감소했다.

공공행정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치료제 구매 지출이 늘면서 2.1% 증가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치료제 구입이 늘고 자동차, 기계장비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면서 전산업 생산이 증가 전환했다”며 “화물연대 파업의 영향은 없지 않았던 것 같지만 정량적으로 말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봉쇄조치 여파로 스마트폰 등 전방산업 수요가 둔화하면서 반도체 재고가 쌓이고 생산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18.1로 전월보다 1.8% 감소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 9월(-2.0%) 이후 10월(-0.2%), 11월(-1.8%) 등 3개월 연속 약세를 보였다. 

품목별로 가전제품, 통신기기 등 내구재 판매가 1.4% 줄었고 의복 등 준내구재도 5.9% 감소했다. 이는 지난달 평년보다 날씨가 춥지 않았던 데다 고물가, 금리인상 등으로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지면서 동절기 의류, 난방용품 판매 등이 줄었기 때문이다. 또 이태원 참사 영향으로 숙박음식업, 예술·스포츠·여가 등 소비자 서비스업 소매판매가 감소한 것도 한몫 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가 늘면서 한 달 만에 1.0% 증가하며 두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건설기성은 건축 공사 실적이 늘면서 전월 대비 1.4% 증가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1.7로 0.7포인트(p) 하락해 지난 4월(-0.4p) 이후 7개월 만에 내림세로 전환했다. 하락 폭은 2020년 5월(-0.8p)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0으로 0.2%p 내려가며 5개월 연속 주춤했다.

어 심의관은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광공업생산도 호조라고 보기는 어려운 부진한 상황”이라며 “경기가 약화 흐름을 지속했다”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는 “글로벌 경기둔화, 반도체 경기하강, 금리 상승 등으로 수출·투자 여건이 악화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 흐름이 제약되면서 향후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부담 요인으로 생산 측면에서는 ‘수출 감소세 지속, 반도체 재고 누적,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 여파’를 꼽았고 소비·투자 측면에서는 ‘여전히 높은 물가수준, 주요국의 통화 긴축 불확실성’을 거론했다.

image
2022년 11월 산업활동동향. (제공: 통계청) ⓒ천지일보 2022.12.29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