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용 무인기(드론) 5대가 26일 오전 서해안 강화도와 김포, 파주 등 경기도 일원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영공을 침범했다.

이날 오전 10시 25분 무렵 시작된 침공은 우리 군이 경고 방송과 대응 사격을 한 뒤에도 5시간 넘게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공군 전투기와 육군 공격헬기 등이 북한 무인기를 격추하기 위해 100여발을 사격했고, 맞대응으로 북한 지역에 처음 무인기를 보내 정찰활동을 했다. 그러나 우리 군은 북한 무인기 1대도 격추하지 못했다. 오히려 공군 KA-1 경공격기만 추락했다. 또 인천공항 등에서 항공기 운항이 일시 중단됐다.

북한군 무인기의 우리 상공 침투는 과거에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여러 대를 동시에 침투시킨 것은 처음이다. 군사분계선을 넘은 것은 물론이고 민가 위까지 날아 다녔으며 심지어 서울 상공에도 침범했다고 한다. 우발적 도발이 아닌 긴장을 고조하려는 계획된 작전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북한군의 동시다발식 무인기 침투는 우리 군 등 주요 시설에 대한 공중정찰을 위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무인기로 주요 시설의 좌표를 파악해 향후 군사작전에 활용할 의도다. 북한군은 수도권 전방에 장사정포를 배치하고 1000발가량 탄도미사일을 갖고 있지만, 우리를 정확하게 타격하려면 좌표 확인이 필수적이다. 북한은 정찰을 위해 2014년과 2017년 등 수차례에 무인기를 침투시켜 성주의 사드기지와 청와대 등을 촬영한 적이 있다. 최근엔 탄도미사일로 촬영한 서울 시내 사진을 공개하며 정찰위성을 쏘아 올리겠다고도 했다.

 북한군은 정찰 및 자폭용 무인기를 최대 1000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인기나 드론으로 얼마든지 테러 행위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북한의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대비태세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국방부는 2014년 북한군 무인기 침투 사건 이후 이스라엘제 레이더 등을 도입했다. 하지만 레이더를 모든 곳에 배치할 수 없고 북한 무인기가 작아 포착과 요격 대응능력이 제한적이다. 

북한의 대담한 무인기 침투는 최근 미사일 개발과 맞물려 매우 우려된다. 올 들어 북한은 영토와 영공, 영해를 넘나들며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일에는 단거리 탄도 미사일과 지대공미사일 25발을 우리 동·서해상으로 난사했다. 북한은 내년에 7차 핵실험까지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의 다양한 도발에 한 치 방심 없이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 24시간 대비 태세를 재점검하며 한·미 연합 대응능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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