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 중증 환자가 급증하고 사망자도 잇따라 발생하면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19가 처음 우리 삶을 뒤집어 놓았던 2019년 12월 이후 3년째다. 당시와 다른 점은 이제 우리는 ‘미스터리 폐렴’의 정체를 알고 과학자들도 이 바이러스가 어떻게 전염되는지,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자국의 상황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고 함구하고 있다는 점은 3년 전과 비슷하다. 중국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는 현재의 상황은 당시와 데자뷔 수준이다.

21일 세계보건기구(WHO) 고문과 세계 주요 과학자들은 잠재적으로 파괴적인 코로나19 유행이 중국에 닥칠 수 있어 코로나19 비상사태의 종식을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의 확진자 급증 원인은 효능이 낮은 백신, 변이 바이러스의 급증, 규제 완화 등 여러 가지가 거론된다. WHO 바이러스학자 마리온 쿱만스는 현재 중국의 잠재적인 유행이 세계 팬데믹 상황에서 예측 불가능한 ‘와일드카드’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발표한 사망자 수는 지난 18일 2명, 19일 5명, 20일 0명이었다. 그러나 당국의 통계와 달리 최근 베이징과 상하이에서는 확진자뿐 아니라 사망자도 급증했으며 병원에서는 코로나19 환자들의 줄이 길게 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영안실에 시신을 안치할 자리가 부족하고 화장터에 시신이 줄지어 대기 중이라는 증언도 나왔다. 이처럼 공식 집계와 현실이 차이나는 배경에는 중국이 코로나19 사망자 집계 방법을 바꾼 영향도 있다. 전날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폐렴, 호흡부전이 유발한 사망만 코로나19 사망으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중국의 통계 왜곡과 엄폐 가능성은 코로나19 폭탄을 수습하고 미래로 나아가려는 세계를 다시 한 번 불확실성의 구덩이로 몰고 있다. 지난 9월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팬데믹에 대해 “끝이 보인다”고 했으며 올해 하반기 대부분의 국가들은 전염병 규제를 없앴다. 

중국은 3년 전 전염성의 심각성을 제때에 경고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았다. 역사는 되풀이되지만 생명을 앗아가는 역사까지 반복돼야 할까. 지난 3년간 우리가 뼈저리게 배운 교훈은 바이러스는 국경이나 국적을 모른다는 것이다. 중국의 코로나19 위기가 이들만의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투명하게 밝히고 세계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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