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은 1년 새 8배→10배
자가보유율 최고 ‘영끌’ 영향
청년 10명 중 8명 전·월세
신혼 부부 43% 자가 거주
서울시민, 월급 21% 월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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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아파트단지. ⓒ천지일보 DB

[천지일보=조성민 기자] 수도권에 주택을 마련하려면 월급을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10년간 모아야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돈을 모아야 하는 기간은 작년 한 해 동안 2년 늘었다. 그만큼 집값 상승세가 가팔랐다는 의미다. 

특히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하려면 14년간 월급을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집값 하락으로 이 수치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1일 국토교통부의 ‘2021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이번 조사는 작년 8월부터 집값 하락이 본격화하기 전인 올해 1월까지 표본 5만 10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개별 면접 조사 자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자가 가구의 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 Price Income Ratio)는 중위수 기준 10.1배였다. 이는 전년(8.0배)보다 높아진 수치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1년 만에 최고 기록을 또 갈아치운 것이다.

여기서 PIR은 연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을 경우 몇 년 후에 집을 살 수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수치다. 가령 연봉이 5000만원인 직장인이 5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살 경우 PIR은 10배가 된다. 또 PIR이 8.0배에서 10.1배로 늘었다는 것은 월급을 쓰지 않고 집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8년에서 10.1년으로 길어졌다는 뜻이다.

수도권 PIR은 지난 2008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넘게 6.7∼6.9배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집값이 급등한 2020년 8.0배로 뛰었고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의 PIR은 2020년 12.5배에서 14.1배로 뛰었다. 데이터의 중간값인 중위수 기준이 아닌 평균으로 따져보면 작년 서울 PIR은 15.4배까지 높아진다. PIR이 서울 다음으로 높은 지역은 10.8배를 보인 세종과 9.9배인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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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소득과 월소득 대비 PIR과 RIR. (제공: 국토교통부) ⓒ천지일보 2022.12.21

반면 임차가구의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중(RIR, Rent Income Ratio)은 소폭 감소했다. 전국 기준 RIR은 15.7%(중위수 기준)로 전년(16.6%)보다 줄어들었다. 수도권 RIR 역시 18.6%에서 17.8%로 감소했다. 다만 서울의 RIR은 지난 2020년 21.3%에서 지난해 21.6%로 증가했다. 이는 월 소득 중 21.6%를 임대료로 쓴다는 말이 된다.

이밖에 지난해 주택 자가보유율은 지난 2020년과 같은 수준인 60.6%였다. 수도권 자가 보유율이 53.0%에서 54.7%로 올랐지만, 지방 자가보유율이 감소세를 보인 결과다. ‘영끌’ 매수 영향으로 수도권 자가보유율은 2008년(56.6%)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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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형태 비율. (제공: 국토교통부) ⓒ천지일보 2022.12.21

자가보유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자가점유율은 57.3%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자가점유율은 지난 2019년(58.0%) 이후 2년 연속 하락했다. 

주택 점유형태별로는 자가 가구는 10.5년, 임차 가구는 3.0년을 거주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청년 가구의 81.6%는 임차로 거주하고 있으며, 청년 임차 가구의 전국 RIR은 16.8%였다. 신혼부부 가구의 43.9%는 자가에 거주하고 있으며, 신혼가구 대부분에 해당하는 72.5%는 아파트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 첫 내 집 마련까지 걸리는 기간은 7.7년으로 2년 전과 같았다. 지난 2010년 8.5년을 기록한 뒤 2014년부터 6.9∼7.1년 사이를 오갔지만 2020년 들어 큰 폭으로 기간이 늘어났다.

한편 주거복지 수준이 높아지면서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낮아지고 있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지난 2014년 이후 5%대를 유지해 오다 2020년 4.6%, 지난해는 4.5%로 감소했다.

전체 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7.5년으로 전년 7.6년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주택 거주기간이 2년 이내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7.2%였다. 자가 가구 중 거주기간이 2년 이내인 가구는 19.6%, 임차 가구는 61.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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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별 PIR, RIR. (제공: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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