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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화성 오토랜드 공장 전경. (제공: 기아) ⓒ천지일보 2022.12.15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전환이 급물살을 타면서 전기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발 빠르게 전동화에 나서며 태동기인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 전기차 시장도 급성장 중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동차 등록대수 현황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4년 새 5배 증가한 35만대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등록 대수 현황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전기차는 34만 7395대로 전 분기 대비 16.3% 증가했으며 전년보다는 5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8년 5만 5756대 대비 5배 이상 늘어난 수치이며, 같은 분기 전체 등록 자동차 중 약 1.4%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 같은 성장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들이 큰 역할을 했다. 현대차그룹은 자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개발, 이를 기반한 전기차 모델을 내놓고 있다. 현재까지 현대차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현대차 ‘아이오닉6’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도 E-GMP를 탑재하지 않은 전기차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25년 만에 국내 공장건설 등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1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2030년 기준 연간 국내 전기차 생산을 글로벌 생산량(323만대)의 45%에 달하는 144만대까지 확대한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기아 화성공장(오토랜드 화성)에 수천억원 규모를 투입, 연간 최대 15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신개념 목적 기반 차량(PBV: Purpose Built Vehicle)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 계획도 발표했다.

PBV 전기차 전용공장은 2023년 상반기 착공해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산 시점에 연간 10만대 생산능력을 확보하며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최대 15만대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당시 송호성 기아 사장은 PBV 전기차 전용공장에 대해 “글로벌 PBV 시장 1위 브랜드에 도전하는 기아 ‘플랜 S’의 하나의 큰 축”이라며 “기아는 단기적으로는 파생 PBV로 신시장을 개척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전용 PBV와 자율주행기술을 앞세워 전 세계에 PBV 공급 물량을 점차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아 노조는 ‘고용 확보’를 외치며 노사 합의를 미루고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이 미래먹거리로 꼽은 PBV 전기차 전용공장 착공에 차질을 빚고 있다.

기아 노조는 “전동화 전환은 자동차 산업의 대격변을 예고하고 있다”며 “전기차 생산은 필연적으로 조합원 고용이 위협받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산규모 20만대 ▲모듈공장 사내 유치 ▲플라스틱·차체공장 사내 이전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의 말처럼 해외에선 전동화 전환으로 이미 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인력 줄이기에 나섰다. 스텔란티스는 지난 9일(현지 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벨비데어 공장 직원 1350명을 해고했다. 이와 함께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드, 폭스바겐, 르노 등도 많게는 5000명, 적게는 2000명가량이 해고됐다.

해외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다. 국내에선 해고 대신 공장문이 닫혔다. 한국GM은 인천 부평2공장을 폐쇄하고 해당 직원들을 인천 부평1공장과 창원공장으로 나눠 전환 배치했는데 이 과정에서 원치 않는 배치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른 업체들과 비교하면 기아 노조는 이미 밥그릇은 확보한 듯하다. 밥그릇 싸움도 때가 있는 법이다. 지금은 더 큰 밥그릇을 얻기 위해 싸우기보단 사측과 함께 더 나은 밥상을 만드는 것이 시급할 때다. 밥그릇은 밥상을 만든 후 놓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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