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인구 센서스 조사결과
기독교 신자 인구 46% 불과
무종교인, 25.2%→ 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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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미국에 이어 영국도 ‘기독교 국가’라는 명제가 깨질 위기에 놓였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영국에서 기독교가 소수 종교로 전락했으며, 영국 국교인 기독교를 국교에서 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9일 발표된 잉글랜드·웨일스 2021 인구 센서스 조사결과 영국의 6700만 인구 중 자신의 종교를 기독교라고 밝힌 응답자는 2750만명으로 전체의 46%에 그쳤다. 직전 인구 조사 결과인 2011년 59%보다 13%p 하락한 수치다. 

이는 2001년 인구 조사에서 종교 관련 문항이 도입된 이후 기독교 신자 비율이 사상 처음 절반 밑으로 하락한 것이다. 뒤를 이어 이슬람교(6.5%), 힌두교(1.7%), 시크교(0.9%), 불교(0.5%), 유대교(0.5%) 등의 순이었다. 6%는 응답하지 않았다.

특히 ‘종교가 없다’고 답한 이들은 37.2%였다. 10년 전 조사(25.2%)에 비해 12%p 올랐다.

기독교 인구가 줄고 무종교인의 수가 증가하는 상황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가 지난 2021년 발표한 ‘현재 미국 성인 열 명 중 세 명은 무종교’라는 제목의 조사에서 미국 성인 가운데 특정 종교에 소속하지 않은 인구는 29%로 이는 5년 전보다 6%, 10년 전보다는 10% 증가한 수치였다. 

종교나 신 혹은 초월적 존재에 대한 아무런 관심이나 소속이 없는 종교 무관심층은 20%로 10년 전 14%에서 6% 상승했다.

미국 성인 가운데 특정 종교에 소속된 인구는 69%였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단연 기독교(63%)였지만, 이는 10년 전 78%에 비해 15% 감소한 수치로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이고 있는 종교 역시 기독교였다.

미국에서는 90년대부터 많은 숫자의 신도들이 기독교를 탈퇴하는 현상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무신론, 특정 종교 없음’으로 분류되는 무종교인 그룹으로 편입됐다. 

이러한 현상 속에서 50년 뒤 미국 종교계를 전망하는 통계를 발표한 여론 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는 2020년 기준 미국 내 기독교인 64%에서 50년이 지난 2070년 전체 인구의 약 54%에서 최저 약 35%까지 급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현재 30%가량인 무종교인은 같은 기간 약 34%~52%까지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50년 뒤 무종교인이 기독교인을 추월할 가능성을 예측한 것이다.  

한편 영국에서는 의회와 학교 등에서 더이상 성공회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국교로서의 지위를 폐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영국 의회는 성공회 주교와 대주교에게 상원 의석 26석을 할애하고 있으며 국립학교에서는 기독교 예배를 의무화할 수 있다.

전영비종교협회(NSS) 대표 스티븐 에반스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비합리적이고 지속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킹스컬리지런던 신학·종교학과장 린다 우드헤드 교수는 “기독교가 다수가 아니라는 사실은 정책이 사회와 동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코퍼스크리스티칼리지 스콧 피터슨 박사도 20세기 초반부터 국교를 유지하기 힘들어졌다며 “국왕이 성공회 수장이 되는 것은 1650년에는 말이 됐어도 2022년에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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