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 스포츠 칼럼니스트·스포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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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KS) 6차전에서 SSG가 4-3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을 차지하던 순간은 극적인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SSG 선수들은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팀명인 랜더스를 딴 일명 ‘랜딩’ 세리머니였다. 정용진 구단주와 KS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은 김강민은 우승기를 그라운드에 꽂았고, 폭죽이 솟구쳐 올랐다.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4인조 록밴드 퀸의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s)’이 울려 퍼지자 관중들은 ‘SSG’를 외치며 환호했다. 선수들은 우승 메달을 목에 건 뒤에도 감동적인 세리머니를 이어갔다.

이 곡은 세계 스포츠 현장에서 가장 애창되는 노래이다. 1994년 미국 월드컵 공식 주제가였으며,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영국이 자랑하는 문화유산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국내서도 퀸의 리드 싱어 프레디 머큐리의 일대기를 영화화해 수년전에 개봉한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에서도 선을 보였다. 

이 노래가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싱어송 라이터 프레디 머큐리의 열창과 함께 감동적인 가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We are the champions(우리는 승리자에요) No time for losers(패배자를 위한 시간은 없어요) Cause we are the champions of the world(왜냐하면 우리가 이 세상의 승리자이기 때문이에요)’라는 핵심적인 노래 가사는 승리자든, 패배자든 모든 이에게 희망과 기쁨을 준다. 그가 ‘위(We)’를 강조한 것은 모든 이를 위한 노래를 부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노래는 1977년 10월 6일 영국 런던 뉴런던시어터에서 팬클럽 회원들과 함께 한 공연에서 처음 공개됐다. 그는 영국 축구 팬들과 유사한 방식으로 퀸 스카프를 흔드는 열광적인 관중 앞에서 반 검정, 반 흰색으로 된 트레이드마크인 의상을 입고 공연했다. 자신이 직접 작사, 작곡한 이 곡은 축구 경기를 생각하면서 썼다고 한다. 경기장에서 관중이 모두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쓰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가 동성애자였다는 점을 들어 동성애자 입장에서 쓴 곡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 노래는 많은 국가에서 싱글로 발매되며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승리자라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인 듯 스포츠경기에서 특히 많이 불려졌다. 월드컵, 올림픽은 물론 세계적인 프로스포츠 경기에서 단골 음악으로 연주되거나 떼창으로 관중들이 불렀다.  

우리나라에서도  프로축구 등 프로스포츠 경기에서 관중들의 흥을 돋우기 위해 이 곡을 많이 활용했다. 경기에서 이긴 팀이건, 진 팀이건 모두가 스스럼없이 한마음이 돼 ‘카타르시스’ 역할을 해주는 데 적절한 곡이기 때문이다. 

SSG가 극적으로 한국시리즈 대미를 장식하면서 이 곡을 선택한 것은 역경이 많았지만 결국 우승을 해냈다는 사실을 표현하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인생에는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며 그것을 이겨내기에 아름답다는 ‘인간승리’의 상징과도 같은 이 곡은 앞으로도 스포츠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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