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특구 동두천시
도시재생 위해 기획된 축제
축제 개최 반대에 민원 넣어
“더 밝고 멋진 축제 개최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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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C 할로윈 거리 예술 축제 무대에서 드라큘라 분장을 한 사람의 모습. (출처: 동두천시) ⓒ천지일보 2022.10.30

[천지일보 의정부=김서정 기자] 경기 동두천시가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지난 29일 개막한 핼러윈 축제를 취소한다고 30일 밝혔다.

동두천시가 주최하고 경기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제3회 DDC 할로윈 거리 예술 축제’는 지난 29일부터 30일까지 보산동 외국인 관광특구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2019년 아프리카 돼지 열병과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3년만에 개최되는 이번 축제는 특히 국내 최정상급 래퍼들이 총출동하는 힙합 콘서트에 많은 시민의 참석이 예상됐다. 

동두천시는 이날 이태원 참사로 긴급회의를 열고 축제 취소를 결정했다. 세월호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대참사가 빚어진 가운데 전 국민이 애도하며 슬픔에 잠겨있는 시기에 축제 취소는 불가피하게 됐다. 

경기북부의 대표적인 외국인 관광특구인 보산동에서 열리는 DDC 할로윈 거리 예술 축제는 주한미군 이전 등으로 인해 쇠퇴하는 도시재생을 위해 기획된 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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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C 할로윈 거리 예술 축제에 모인 사람들의 모습. (출처: 동두천시) ⓒ천지일보 2022.10.30

30일 이번 참사와 관련해 동두천을 대표하는 한 맘카페에는 동두천에서 열리는 할로윈 파티 개최에 관해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압사 사고의 피해자의 대부분 10대~20대라는 것이 밝혀지며 해당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안타까운 입장을 내보였다.

용산에서 약 30년간 거주하다가 동두천으로 이사를 온 A씨는 “핼러윈 행사로 많은 인파가 모일 것을 예상했음에도 그에 대비가 전혀 되지 않았다”며 “예견할 수 있었던 인재라 더 마음이 아프다”고 글을 올렸다.

또 B씨는 “피해자들은 대학교 오리엔테이션(O.T)도 온라인학습으로 캠퍼스조차 제대로 걷지 못한 아이들이 많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동두천에서 아이를 키우는 C씨는 해당 카페에 이태원 참사에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어른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C씨는 “응급차가 오고 소방대원들이 옆에 친구들 심폐소생술을 하는 걸 보면서도 신나게 선정적인 노래를 부르며 즐거워하는 동영상을 보면서 누가 우리 아이들을 저렇게 만들었을까 생각해 본다”며 “우리 어른들이 한날의 재미과 쾌락을 쫓으며 어린이집부터 할로윈파티를 하고 공포스러운 것들을 즐거운 것, 좋은 것이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친 책임이다”고 적었다. 

이어 “몇 년 전에도 그곳에서 핼러윈 축제 개최에 반대하는 것에 대해 민원을 넣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할로윈을 원했다”고 씁쓸함을 내비쳤다. 

이 글을 본 D씨는 “코로나 실외 마스크해제 이후로 열린 행사에 많은 사람이 몰려서, 사고난 곳의 지형의 문제, 인원통제가 되지 않아 생긴 참사지 귀신의 날을 즐기러 가서 사고를 당했다는 프레임을 씌우는 것을 조심스럽게 전달했으면 좋겠다”면서 “자칫 잘못하며 희상자들이 사망한 것이 귀신의 날 축제를 즐기러가서 그랬다는 비난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댓글을 달았다.

이어 “아침에 일어나 자녀의 사고를 알게 될 부모의 심정을 감히 헤아릴 수 없다.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은 너무 이른 감이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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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C 할로윈 거리 예술 축제에서 귀신 분장을 한 사람들의 모습. (출처: 동두천시) ⓒ천지일보 2022.10.30

C씨의 의견에 적극 동의한다는 E씨는 “동두천시가 미군부대가 있어서 그렇다면 차라리 영어와 같은 다른 분야로 특화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며 “먹고 놀고 마시는 락 페스티벌 같은 밤에 하는 행사보다는 영어를 잘하는 도시로 만들어 아이들을 양성하면 좋겠다”고 답변했다. 

또 다른 네티즌 E씨는 “보산동의 역사를 아는 세대들은 그곳에서 더 밝고 멋진 축제가 개최되길 바란다”며 “핼러윈과 같은 어두운 외국 문물을 끌어들인다는 것이 슬플 따름이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밖에도 네티즌들은 “추수감사절같은 행사도 있는데 왜 하필 흉한 귀신들의 축제에 동참하는지 (모르겠다). 세상이 점점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기 어려워진다” “보산동도 이태원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등의 의견을 남기며 C씨의 글에 동조했다.

한편 소방당국은 30일 오전 10시 기준 사망자가 151명(남성 54명, 여성 97명), 부상자가 82명(중상 19명, 경상 6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피해자 대부분은 10대~20대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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